백범 김구 장손의 분노, "철면피 김원웅 사퇴 마땅"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2.02.1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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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김원웅 광복회장사진=뉴스1/김원웅 광복회장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인 김진 광복회 대의원이 김원웅 광복회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국가보훈처는 김 회장이 광복회가 운영하는 국회 카페 운영 수익금 중 일부를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파악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김 회장은 사퇴하지 않고 있다.



14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 대의원은 "김원웅의 개인 비리로 광복회의 신뢰와 명예가 실추됐는데도 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것에 분노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12일 발표했다.

김 대의원은 "광복회 수장인 김원웅이 부도덕한 행위를 했다는 국가보훈처의 보도자료를 보고 가슴이 무너지는 심정"이라면서 "개인 비리로 광복회의 신뢰와 명예가 실추된 만큼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 물러나야 마땅한데도 사퇴 의사가 전혀 없다며 버티고 있다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회장이) 편협한 역사 인식, 정제되지 않은 표현, 정치적 편향성 등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초래해 광복회 내부에서조차 자격 시비가 끊이지 않더니 이번엔 횡령 등 혐의로 수사까지 받게 됐다"며 "광복회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든 말든 자리를 지키겠다는 몰염치와 철면피 같은 모습에 말문이 막힌다"고 했다.

이어 성명은 "(김 회장이) 더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그리고 광복회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광복회장직을 스스로 사퇴함으로써 실추된 광복회의 위상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며 "경찰도 증거 인멸이 없도록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김 회장의 민낯을 밝혀 단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보훈처는 광복회가 국회에서 운영하는 카페인 헤리티지815의 수익금이 단체 설립 목적에 맞지 않게 부당 사용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헤리티지815는 수익금 전액을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에 쓰는 조건으로 임대료 없이 무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카페다.


보훈처는 광복회가 카페 중간 거래처를 활용해 허위발주 또는 원가 과다계상 등의 방법으로 6100만원이 비자금으로 조성된 것으로 파악했다. 또 카페 현금 매출을 임의로 사용해 비자금으로 조성한 것으로 봤다. 특히 비자금 중 1000만원은 김 회장 통장으로 입금된 뒤 여러 단계를 거쳐 현금화돼 사용됐다는 게 보훈처의 설명이다.

보훈처는 골재 채취업체 '백산미네랄'이 여의도 광복회관 사무실과 집기를 5개월간 무상으로 제공받은 사실도 감사를 통해 확인했다고도 밝혔다.

감사 결과가 나오기 하루 전인 9일에는 광복회 대의원 등 31명이 김 회장 불신임안 의결을 위한 임시 총회를 광복회에 요청했지만 김 회장이 직권으로 이를 반려해 회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김 회장에 대한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사퇴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독립운동가 장준하 선생 장남 장호권 전 광복회 서울지부장은 11일 "광복회 책임자가 수익사업에 손을 대고 횡령 혐의로 수사까지 받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김 회장은 더 큰 죄를 짓기 전에 자진 사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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