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쓰고 떠나는 네·카 경영진…"글로벌·메타버스 영토확대"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2.02.1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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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네이버·카카오 나란히 '6조클럽' 입성…3월 경영진 교체
신성장동력으로 메타버스 낙점…자사주소각 등 책임경영 강화

한성숙 네이버 대표,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왼쪽부터) /사진=각 사한성숙 네이버 대표,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왼쪽부터) /사진=각 사


네이버(NAVER (172,100원 ▼400 -0.23%))와 카카오 (37,450원 ▼250 -0.66%) 모두 지난해 연 매출 6조원을 돌파하며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오는 3월 회사를 떠나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모두 유종의 미를 거뒀다. 광고수익이 실적을 탄탄히 받치는 가운데, 야심차게 추진한 커머스·콘텐츠 등 신사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결과다. 이를 바탕으로 양사는 각각 올해 '글로벌 도전 집합체'로 거듭난다.

11일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연결기준) 6조1361억원, 영업이익 59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31%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증권가 전망치(6조797억원)를 소폭 웃돌았으나, 영업이익은 전망치(6528억원)를 약 8% 밑돌았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1085억원)이 기대치(1644억원)를 34% 하회했는데, 인건비와 상여금, 투자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네이버 역시 연매출 6조8176억원, 영업이익 1조325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8.5%, 9.1% 성장한 수치다. 연매출이 6조원을 넘어선 건 2019년 라인이 연결실적에서 제외된 후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2년 연속 1조클럽 달성에 성공했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277억원(27.4%), 3512억원(8.5%)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다.

"웹툰·웹소설 성장세도 드라마틱"…양사 플랫폼 거래액 1조
/그래픽=이지혜 디자인 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 기자
지난해 플랫폼 독과점 비판과 기업문화 논란 속에서도 양사 모두 양적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뤘다. 특히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부문 실적이 돋보였다. 네이버의 콘텐츠 매출은 6929억원으로 5개 부문 중 가장 높은 성장세(50.6%)를 나타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를 더한 콘텐츠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52% 증가한 2조8953억원을 기록했다.



실제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웹소설 플랫폼 거래액 모두 1조를 돌파했다. 전세계 1억7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연거래액이 1조를 넘어섰다. 일본 1위 웹툰 플랫폼인 픽코마는 연거래액이 7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급증했는데, 여기에 카카오웹툰·타파스·래디시 등 북미·일본·태국·대만에 포진된 플랫폼 거래액을 모두 더하면 1조1595억원에 달한다.

콘텐츠는 양사의 글로벌 진출 첨병이기도 하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절차에 돌입한 카카오픽코마는 올해 일본에 이어 프랑스에도 진출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프리미엄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해외 영토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도 일본 전자책 업체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 인수에 나서며 일본시장 1위 탈환에 나섰다. 북미 플랫폼 '왓패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IP 영상화 사업도 박차를 가한다.

네이버·카카오, 현실 넘어 '가상세계'로 확전
네이버제트 '제페토' /사진=네이버제트네이버제트 '제페토' /사진=네이버제트
네이버와 카카오의 차기 경영진은 메타버스 선점에 나설 전망이다.


이미 2억6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네이버의 '제페토'는 매출이 전년 대비 318% 증가하며 아시아 1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최근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22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한 만큼 미국·홍콩법인을 거점으로 서비스 확장과 인재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웹툰도 제페토와 협업해 IP를 활용한 메타버스 사업을 준비 중이다.

남궁훈 카카오 신임 단독대표 내정자 역시 신성장동력으로 메타버스를 낙점했다. 그 일환으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메타버스 구축을 위한 플랫폼으로 전환한다. 카카오게임즈의 보라네트워크 역시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와 콘텐츠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리뉴얼한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인 그라운드X는 글로벌 NFT(대체불가토큰) 시장을 개척한다.



배재현 CIO(최고투자책임자)는 "단순히 기술로 기존의 사업을 혁신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산업, 새로운 땅에 도전하고 개척하는 게 사회가 저희에게 기대하는 바라고 생각한다. 메타버스는 여러 맥락에서 카카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도전"이라며 "공동체에는 클레이튼, 카카오게임즈 등 활용 가능한 핵심 자산들이 있어 이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세상을 새롭게 구성할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韓 경제 중심된 IT산업…사회책임경영 강화한다
코로나19(COVID-19)로 디지털경제 규모가 확대된 만큼, 양사는 국내 최대 IT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 및 경영진 '먹튀' 등 연이은 논란으로 주가가 반 토막 난 카카오는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우선 올해 주주총회를 거쳐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앞으로 3년간 카카오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의 15~30%를 재원으로 삼아 이 중 5%를 현금배당, 10~25%를 자사주 매입·소각에 쓰기로 했다. 회사 성장에 따라 추가 배당도 진행할 예정이다.



남궁 내정자 역시 책임경영 차원에서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밝혔다. 올해 최저임금은(209시간 기준) 191만4440원으로 연봉으로 환산하면 약 2297만원 가량이다. 스톡옵션 행사가도 15만원 아래로는 설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가 각종 논란을 딛고 사회, 주주, 직원들에게 사랑받는 회사가 되겠다는 다짐이 엿보인다.

이날 여민수 대표 역시 "지난 4년간 카카오가 걸어온 길을 반추해보면 가파른 성장 과정에서 사회 신뢰를 잃은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다시 한번 최근까지 불거진 카카오를 둘러싼 논란들에 대해 사과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지난해 5월 직원 사망사건이 촉발한 경영쇄신 차원에서 물러나는 한 대표 역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했다. 204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기 위해 본사와 제2사옥, 데이터센터에 재생에너지 도입을 확대하는게 골자다.



특히 그는 "더욱 건강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구성원들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며 경영쇄신을 비롯한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네이버는 기업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하는 원칙에 따라 우수한 지배구조 확립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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