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6개월 걸린 '야심작' 넣었다…'갤럭시22' 흥행에 미래 걸린 '이곳'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2022.02.10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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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22 등판을 MX(모바일경험)사업부에서만 기다리는 게 아닙니다."

삼성전자 (77,400원 ▲2,100 +2.79%)에서 반도체 설계와 개발을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부가 9일 자정 공개된 갤럭시22 시리즈를 주목하고 있다. 갤럭시22 시리즈를 통해 신제품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가 첫 선을 보여서다. 흥행에 성공한다면 향후 추가로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꾸준한 이익창출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전날 밤 공개된 갤럭시22 시리즈 AP는 삼성 엑시노스2200이 탑재된다. 지난달 18일 삼성이 선보인 신제품 모바일 AP다. 모바일 AP는 연산과 멀티미디어 기능을 담당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린다. 저장용량은 8·12GB(기가바이트)램에, 128·256·512GB 내장 메모리가 지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울트라 모델에는 1TB(테라바이트) 모델이 제공될 것이란 가능성도 점쳐진다.



2년 6개월 걸린 '야심작' 넣었다…'갤럭시22' 흥행에 미래 걸린 '이곳'


갤럭시22 시리즈의 성공으로 삼성이 고전 중인 AP 시장에서 반전을 일궈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시스템LSI 사업부의 기대다. 시장에서 인정을 받으면 추후 중저가 스마트폰 채용으로까지 기회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뿐만 아니라 엑시노스 2200이 성공한다면 그 효과는 스마트폰 시장 너머로도 확대될 수 있다. 삼성이 자동차, 웨어러블 기기 등에도 엑시노스 브랜드 반도체를 만들고 있어서다.

현재 삼성은 모바일 AP 시장에서 퀄컴·미디어텍·애플의 3강 구도를 뒤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모바일 AP 시장점유율은 퀄컴 39.2%, 미디어텍 27.3%, 애플 21.5%, 삼성전자 8.7%다. 삼성전자만 보면 점유율은 2019년 12.0%에서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하락했다.



그간 삼성이 설계해온 엑시노스 시리즈는 그래픽 처리능력이 퀄컴 스냅드래곤, 애플 A 칩셋 등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만회하고자 추진한 것이 '그래픽 칩 명가' AMD와의 협력이었고, 2년6개월만에 나온 첫 결과물이 엑시노스2200이다.

이 제품에는 삼성전자가 AMD와 공동 개발한 GPU(그래픽처맞네리장치) 엑스클립스가 탑재돼 콘솔 게임 수준의 고성능 고화질 게이밍 경험을 지원한다. 모바일AP 최초로 광선 추적(레이 트레이싱) 기능도 탑재됐다. 이 기능은 게임에서 물체에 투과, 굴절, 반사되는 빛을 추적해 사물을 더욱 실감나게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업계 한 인사는 "엑시노스2200은 현재 프리미엄급에 속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미드로우급이 될 것"이라며 "미드로우 제품에는 보통 이미 시장에서 증명된 기술이 적용된다. 갤럭시22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향후 중화권 업체 등 중심의 중저가 브랜드 채용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년 6개월 걸린 '야심작' 넣었다…'갤럭시22' 흥행에 미래 걸린 '이곳'
갤럭시22 시리즈에 삼성 시스템LSI사업부가 AP와 함께 주력하고 있는 고성능 이미지센서가 적용되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이미지센서란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전기적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통상적으로 업계에서는 6400만 화소 이상을 고화소 제품으로 본다.

고화소 이미지센서는 시스템LSI 사업부가 엑시노스2200과 함께 실적 개선을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는 분야다. 환규환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지난달 열린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고객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GPU·NPU 성능이 크게 개선된 SoC(시스템온칩) 및 고화소 이미지 센서 공급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울트라 모델 후면 카메라에 '아이소셀 HM3'가 적용된다. 이 제품은 HMX, HM1에 이은 삼성전자의 3세대 0.8㎛(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1억800만화소 이미지센서이다. '1/1.33인치' 크기에 픽셀 1억 8백만개를 집적했다. 자체 카메라 기술을 탑재해 언제 어디서나 전문가 손길이 닿은 듯한 완성도 높은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현재 삼성은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에서 소니를 맹추격 중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메모리 반도체 설계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업계 최초로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출시했다. 2년만인 지난해 9월에는 다시 업계 최초로 2억 화소 제품을 출시하며 차세대 모바일 기기의 카메라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41.7%의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직전연도(47.5%) 대비 5.8%p(포인트)의 점유율을 잃었다. 매출 역시 2020년 8170달러에서 지난해 7897달러로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업계 2위 삼성전자도 점유율에서 1%p 감소했으나, 매출은 4.1% 성장률을 보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설계와 생산으로 나뉜다. 삼성에서는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가 생산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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