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울산CLX 석유 1공장 중질유분해(HOU) 시설의 수소 제조 공정
주식배당은 코스피는 물론 코스닥에서도 일반적이진 않은 배당형태다. 지난 연말엔 NHN한국사이버결제가 주당 0.12주 주식배당을 결정해 눈길을 끌었었다.
SK이노베이션이 무배당을 검토했던 이유는 말 그대로 '돈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배터리부문인 SK온, 석유화학부문인 SK어스온을 물적분할하면서 배터리 생산설비 투자가 시급한 SK온에 현금성 자산을 몰아줬다. 이를 포함해 올해 SK이노베이션의 총 예상 투자 규모만 7조원에 육박할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쓸 곳은 많은데 벌이는 시원찮았다. 만 1년여 전인 지난해 초엔 2조4203억원의 2020년 영업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1조7656억원의 연결 기준 영업익 흑자를 냈지만 4분기엔 다시 474억원의 적자로 돌아서는 등 업황도 녹록찮다. 보유 현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배당을 강행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그럼에도 이사회의 생각은 달랐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부결 당시 "주주 신뢰 제고 및 주주환원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필요성을 고려해 부결했다"고 밝혔다. 투자할 때 하더라도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회사 파이낸셜스토리에 대한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피드백이 반영된 중기 배당 정책도 공시했다. 동종사의 배당 성향, 이해계관계자들의 요구 및 대규모 투자 지출이 예정된 회사 재무구조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현물 또는 현금 등 배당의 방법은 특정하지 않았다.
새로운 SK이노베이션 중기 배당정책은 향후 3년간 연간 배당 성향 30% 이상을 지향하기로 했다. 이번 중기 배당정책 수립으로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은 향후 SK이노베이션 배당 예측이 가능해졌다.
빈틈없는 투자계획에 현금이 마른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주주배당이 묘수가 될 수 있다. 주주환원 폭을 키우는 한편 투자재원 마련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시장과의 소통을 지속해 주주환원정책 수립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