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배터리 왕좌는 中 CATL에···SK온 연간 첫 '5위' 진입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2.02.07 10:12
글자크기
지난해 배터리 왕좌는 中 CATL에···SK온 연간 첫 '5위' 진입


지난 한 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는 결국 CATL이 차지했다. 전세계 전기차 점유율이 50%에 육박하는 거대 내수시장과 보조금 정책에 힘입은 결과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바짝 뒤를 쫓는 한편 SK온은 연간 기준 처음으로 5위권에 안착했다.

7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에서 중국 CATL이 전년 대비 167.5% 늘어난 96.7GWh(기가와트시)를 기록, 전세계 점유율 32.6%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이 75.5% 늘어난 60.2GWh를 기록, 점유율 20.3%로 2위를 기록했다.

CATL의 성장률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해 대다수 중국 업체들은 중국 내수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힘입어 큰 폭으로 성장했다. 특히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1.2%포인트에서 올해 12.3%포인트로 벌어졌다.



CATL 외에도 중국 BYD 사용량이 전년 대비 167.7% 늘어난 26.3GWh를 기록, 점유율 8.8%로 4위에 앉았고 CALB, 궈쉬안(Guoxuan) 등이 모두 세 자릿 수 성장률을 기록, 7위, 8위를 기록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고객사 전기차 판매 증가에 힘입어 양호한 성적을 달성했다.

특히 SK온은 사상 처음으로 연간 5위를 차지했다. SK온은 국내 배터리 기업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세 자릿 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른 속도로 성장한 점이 눈에 띄었다.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107.5% 늘어난 16.7GWh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5.6%다. SNE리서치는 "SK온이 전년 6위에서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며 "매년 고속 성장 가도를 달려오다 연간 글로벌 톱5에 진입하는 쾌거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사용량은 전년 대비 56.0% 늘어난 13.2GWh를 기록, 점유율 순위 6위(4.5%)를 기록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성장세는 각사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 판매 증가가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주로 테슬라 모델Y(중국산), 폭스바겐 ID.4,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의 물량 급증에 힘입어 성장했다. SK 온은 현대 아이오닉 5와 기아 니로 EV, EV6 등의 판매 호조가 고성장세로 이어졌다. 삼성SDI는 피아트 500과 지프 랭글러 PHEV, BMW iX 등의 판매 증가가 성장세를 주도했지만, 폭스바겐 e-골프 판매 급감이 전체 증가분을 적지 않게 잠식했다.

중국이나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비해 일본 대표 배터리 기업 파나소닉은 부진한 성적표를 냈다. 파나소닉 사용량은 전년 대비 33.5% 늘어난 36.1GWh를 기록, 점유율이 전년 18.4%에서 12.2%로 내려왔다. 다만 순위는 3위를 고수했다.

한편 2021년 연간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296.8GWh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팽창했다. 2020년 3분기부터 시작된 회복세가 2021년 들어 반도체 공급 부족과 코로나 재확산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고성장 추이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SNE리서치 측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21년에도 지속적으로 급성장했다"며 "중국계 업체들의 대공습 속에서 국내 3사 모두 나름 꾸준한 성장 추세를 지키면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중국계 업체들의 해외 공략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반도체 공급 부족 등의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2022년에도 국내 3사가 다양한 위협 요인들에 맞서 계속 선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