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도, 李도 '단일화' 가능성 열어뒀다…안철수의 3가지 선택지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김도균 기자 2022.02.0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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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단일화의 시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부터)가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2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1.17/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부터)가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2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1.17/뉴스1


제20대 대통령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후보 단일화' 여부가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박빙 대결을 이어가면서 여론조사 지지율 3위인 안 후보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단일화 찬반 논쟁에 빠진 가운데 민주당까지 안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일단 안 후보가 완주 의사를 밝혔으나 단일화 셈법 계산이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

막판 변수로 떠오른 '安 단일화'… 尹·李 모두 가능성 열어둬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온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외벽에 대선 홍보를 위한 대형 현수막이 설치되고 있다. 2022.2.7/뉴스1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온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외벽에 대선 홍보를 위한 대형 현수막이 설치되고 있다. 2022.2.7/뉴스1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에서 안 후보와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후보 등록기간인 오는 13~14일이 1차 마지노선으로 꼽힌다. 후보로 등록하면 사퇴하더라도 투표용지에 이름이 인쇄되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이날 보도된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안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대선에 나온 분이라는 점에서 저와 방향이 같다"며 "합쳐서 갈 수 있으면 가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일화를 한다면, 바깥에 공개하고 진행할 게 아니라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안 후보에게 예의가 아니라며 단일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회피한 것과 달리 전향적인 태도를 내비친 것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도 이날 선대본 회의 직후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배제할 생각 없고 방식에 대해 너무 떠드는 건 안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후보가 핵심적으로 해야 한다는 우리(선대본)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2.7/뉴스1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2.7/뉴스1
민주당은 안 후보에게 공개 러브콜을 보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전날 "안 후보와 여러 문제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대하고 있다"며 "이 후보 선대위 총괄본부장 입장에서 말하면 우리는 (단일화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저는 당선을 목표로 뛰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디지털경제연합 정책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로부터 후보 단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권영세 본부장을 겨냥해 "어제는 아니라고 그랬다가 오늘은 또 된다고 그랬다가"라며 "이런 문제를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것 자체가 진정성이 없다"고 불쾌한 감정을 표출했다.

민주당의 단일화 제안에는 "저희한테 미리 어떤 사전 협의같은 것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글래드 여의도 호텔에서 열린 ‘G3 디지털경제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2.7/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글래드 여의도 호텔에서 열린 ‘G3 디지털경제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2.7/뉴스1
'단일화 선택권' 쥔 안철수, 어떤 결단 내릴까
안 후보의 선택지는 크게 3가지다. 우선 공식 입장처럼 선거를 완주하는 길이 있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이 극히 낮아 대선 완주에 따른 정치적 실익이 거의 없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안 후보는 10% 안팎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유권자들의 사표 방지 심리가 발현될 경우 안 후보가 의미 있는 득표를 얻을 가능성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당의 재정적 손실도 무시하기 어렵다. 안 후보가 두자릿 수 득표율을 기록하지 못할 경우 선거비용을 단 한 푼도 보전받을 수 없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당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수준의 타격을 안길 수 있다. 선거비용 보전 기준은 유효투표 총수의 15% 이상은 전액, 10% 이상 15% 미만은 절반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2.3/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2.3/뉴스1
윤 후보와 단일화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선택지로 꼽힌다. 정권교체 명분을 충족하고 단일화 과정에서 공동정부 구성 등 지분을 요구할 수 있어서다. 다만 윤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기 때문에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현실부터 받아들여야 한다. 안 후보 입장에선 당과 지지층 설득이 필요한 정치적 결단이다.



단일화 협상이 진행될 경우 경선보단 안 후보가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여론조사 방식과 문구를 둘러싼 갈등과 단일화 무산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어서다. 안 후보가 윤 후보의 손을 들어주면서 정권교체를 이뤄낼 경우 안 후보의 정치적 위상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후보와 단일화는 실현되기 어려운 시나리오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문재인 정권 규탄과 정권 교체를 외쳤던 안 후보가 그동안 정치 행보를 스스로 뒤집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역시 실제 후보 단일화를 위해서라기보단 윤 후보와 단일화를 막기 위해 안 후보를 향한 구애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안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큰 명분에 동참해서 공동정부에 참여하면 보수우파 진영에서 본인의 영역과 활로가 더 넓어질 것"이라며 "(단일화 성사 시) 산술적으로 야권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안 후보도 보수우파 진영의 후보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덧셈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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