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키트, 온라인서 3배 올랐는데...정부 "구매 필요없다" 말만 반복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2.02.0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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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쿠팡 사이트 갈무리사진=쿠팡 사이트 갈무리


편의점과 약국에서 코로나19(COVID-19) 자가검사키트 '품절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4000~5000원이었던 가격이 세 배 가량 껑충 뛰었다. 지난 3일부터 고위험군만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을 수 있게 검사 체계가 전환되면서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추후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품귀 현상에 대해서는 "선별진료소에서 무료 검사가 가능하니 미리 키트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반복해 설명하지만 국민 불안을 줄이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약국 '품절 대란'...온라인에서는 1만5000원선에 판매
4일 서울 마포구 다수의 편의점과 약국에서는 자가진단키트가 품절이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하루 종일 키트를 찾는 손님들이 오는데 발주를 해도 언제 들어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가격이 폭증했다. 자가검사키트 2개가 든 1박스의 가격이 기존 4000~5000원에서 1만5000원 안팎으로 치솟았다. 이마저도 2월 중순 이후 출고된다는 문구가 붙어있다.

자가검사키트는 신속항원검사 방식이다. 약 15분 내 코로나19(COVID-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10,760원 ▲100 +0.94%), 휴마시스 (1,843원 ▲74 +4.18%), 레피젠 등 3개 회사의 제품이 판매중이다.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폭증한 것은 정부는 3일부터 오미크론 방역체계를 적용한 이후부터다. 고위험군만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PCR 검사 대상자 외에는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PCR 대상자가 아니면 동네 병·의원과 선별진료소에서 전문가용으로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이 체계가 아직 혼잡하다. 전날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한 A씨는 "고위험군이 아닌데 명절 후 불안해 검사를 받으러 갔는데 1시간 가량 대기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편리하게 자가검사할 수 있는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자가검사키트 생산 업체들은 대부분 사업 규모가 크지 않아 물량 공급이 벅찬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공장을 풀 가동해 가능한 최대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이전에 수출했던 물량을 전부 내수로 돌리고 있다. 자동화가 안 되는 수작업 포장은 협력사에 외주를 의뢰한 상황"이라고 했다.


마스크 이은 품절대란인데..."개인이 구매할 필요 없다"만 반복

국민 불안이 커지면서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개인이 자가검사키트를 구매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만 반복하고 있다.

뾰족한 해결책은 아직 내놓지 못했다. 마스크에 이어 키트 품절 대란에는 늦장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식약처는 자가검사키트 제조·판매와 유통 업체들에 대해 판매처, 판매량, 가격 등 유통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상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모니터링 후 문제 상황이 드러나면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선별진료소 등에 공급을 우선 추진해 약국, 온라인에 물량 부족이 발생했다"고 했다.

가격 상승도 추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자가 동일 제품을 임의로 현저히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온라인쇼핑몰 측에 해당 판매자의 게시물 차단을 요청했으며 앞으로도 동일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차단 요청 등 조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 교란 행위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특단의 대책을 검토한다"고 했다.

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 현재 판매중인 키트 외 젠바디와 수젠텍 (5,410원 ▲230 +4.44%)의 자가검사키트에 대해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생산 인력에 주 52시간 근무제는 한시적으로 해제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일일 최대 생산 가능한 물량을 750만명분이라고 추산한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국내에서 일 평균 생산된 신속항원검사키트는 437만2000명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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