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P 2022가 열린 사우디 리야드 프론트 컨벤션센터(RFECC) /사진=김도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주최한 기술 박람회 'LEAP 2022'를 두고 나오는 평가다. 지난 1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 프론트 컨벤션센터(RFECC)에서 개막해 3일 폐막한 이번 행사는 사우디 최초의 기술 전문 박람회다.
사우디는 이번 행사를 위해 3만6050㎡(약 1만평) 규모의 REFCC를 건설했다. 준공 후 첫 행사가 LEAP 2022다. 사우디 정부는 REFCC에서 LEAP 2022를 매해 열고 LEAP 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행사를 개최하면서 사우디 변화를 세계에 알리고 해외기업 유치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REFCC와 LEAP 2022는 폐쇄적인 중동국가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인 셈이다.
알스와하 장관은 사우디 변화의 파트너로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IBM △시스코 △알리바바 △오라클 △화웨이 등 9개 기업을 소개했다. 이들 가운데 애플·구글·아마존·알리바바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대형 부스를 꾸리고 LEAP 2022에 참석했다. 이들 외에 델, 노키아, 에릭슨도 부스를 꾸렸다.
노키아와 타왈(TAWAL)이 스마트폴 사업관련 MOU를 체결한 뒤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김도현 기자
모빌리는 전기차·드론·로봇·에듀테크 등 다양한 향후 전개할 다양한 연계 플랫폼 사업을 공개한 데 이어 협력 논의 단계인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루시드모터스의 전기차까지 전시장에 선보였다. 루시드는 사우디에 전기차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루시드 관계자는 "자율주행 등에서의 구체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한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착공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2~3년 안으로 공사에 돌입할 예정인 만큼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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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대기업이 의욕적으로 기술력을 내보였지만 한계도 뚜렷했다. 이미 익숙한 기술이 대부분이었다는 평가다.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시스템,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항만 등 국내에서도 상용화 단계인 기술이 많았다. 모바일리가 선보인 로봇개도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공개한 로봇개에 비해 가동범위가 제한적인 듯한 모습이었다.
사우디 정부와 주요 대기업, LEAP 2022 행사장 곳곳에 배치된 서빙·안내 등을 담당한 로봇들의 사정도 비슷했다. 국내 일반 식당에 상용화되기 시작한 로봇보다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중국 화웨이 관계자도 "사우디의 다양한 기술력을 볼 수 있어 흥미로운 자리지만 세계 최정상급 기술로 보긴 어렵다"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사우디가 막대한 투자를 약속하고 해외기업 유치와 폭넓은 제휴를 시도하는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우디 정부는 LEAP 기간 동안 64억달러(약 7조7000억원) 규모의 디지털 분야 투자 계획과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육성 계획 등 총 9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나와프 D 알호샨 사우디 정보통신부 테크 부문 차관은 "전 세계 투자자와 전문가, 기업을 모으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며 "다양한 친기업 정책을 통해 글로벌 테크(기술) 기업들이 리야드에 모일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