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뛴 천연가스에 ETN 희비…'41% 폭락' 인버스 투자자 '발동동'

머니투데이 임현정 기자 2022.02.0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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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뉴스1사진=로이터/뉴스1


미국발 한파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덮치며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세다. 이에 따라 천연가스 선물 ETN(상장지수증권)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의 수익률도 엇갈리고 있다.

3일 오전 11시 33분 현재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전 거래일보다 7545원(49.48%) 오른 2만2795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도 49.14% 오른 1만2640원에 거래 중이다.



반면 같은 시간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41% 넘게 하락하고 있다.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역시 750원(41.44%) 하락한 1060원에 거래중이다.

천연가스 선물 ETN은 다우존스 천연가스 선물 지수를 추종한다.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은 해당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반영하며, 인버스 천연가스 선물ETN은 지수가 떨어져야 수익이 발생한다. 최근 천연가스 가격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희비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MMbtu(100만 영국 열량단위)당 천연가스 가격은 5.50달러를 기록했다. 올 들어 47% 급등한 수치로 5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가격 상승 배경으로는 미국 한파가 꼽힌다. 올들어 미국 동부 지역에는 돌풍과 폭설이 몰아쳐 항공기가 결항되고 정전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의 난방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탔다.

여기에 세계 최대 천연가스 보유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유럽 내 공급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40%가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EU(유럽연합) 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러시아에 반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유럽 역시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2월 21일 러시아는 EU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추진하자 이에 대한 반발로 '야말·유럽 가스관'을 잠갔고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다.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것)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CNBC에 따르면 제프 킬버그 생크추어리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공매도 세력이 포지션 청산을 위해 숏커버링에 나서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증폭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급등세가 계속될 지는 미지수다. 날씨로 인한 가격 상승은 지속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실제 전쟁으로 치닫을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실익을 고려했을 때 전쟁을 치를 확률은 희박하다"며 "천연가스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추가 상승할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원자재 선물 ETN은 가격 변동성이 높아 투자에 유의 필요하다. 2020년 4월 원유 재고는 넘치고 저장 시설은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사태가 발생했다. 이같은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던 당시 원유 ETN 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봐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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