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사 화기로 망망대해 표적 저격…K9에 반한 이집트, K10·K11도 담았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2.02.0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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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사진=한화디펜스K9/사진=한화디펜스


K9 자주포 이집트 수출은 말 그대로 10년 프로젝트였다. 한화디펜스가 육군 내수용 생산에 집중하면서도 해외 수출길을 지속적으로 타진했던 것을 감안하면 더 긴 기간인 20여년 간 실전경험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보와 판로 개척을 병행했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한화디펜스는 2017년 시험평가에서 K9 자주포로 해안으로 접근하는 표적함을 명중시키는 기염을 토하며 이집트 군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자주포는 직사화기나 유도무기가 아니다. 포탄을 하늘로 쏘아올려 장애물 뒤에 숨은 적을 타격하는 곡사화기다. 게다가 K9은 사거리가 40㎞에 달하는 초장거리 무기다. 이런 곡사화기로 망망대해를 통해 해안으로 접근하는 가상 적함정을 명중시키는 장면은 이집트 군 관계자들로서는 화살로 솔방울을 명중시키는 수준의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집트는 사막으로 둘러싸여 지중해에 연한 해상 방어의 중요성이 절대적이다. 해상으로부터 접근하는 적에 대한 방어가 국방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은 물론이다. 이집트 해군이 적 수상함에 대한 접근거부(access denial) 임무 수행을 위한 해안방호용 화력체계로 K9 자주포 도입을 추진한 것은 이 때문이다. K9의 성능이 깊은 인상을 남기면서 이번 초대형 계약으로 이어졌다.



한화디펜스는 지난 1일 이집트에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공급하는 2조원 규모 패키지 수출 딜을 체결했다. 아프리카 지역에 처음으로 국산 자주포를 공급한다. 2024년 하반기까지 초도물량을 납품하는데, 이후 잔여물량은 이집트 현지에서 생산한다. 기술이전과 장비운용교육, 후속 군수지원도 이뤄진다. 파는데서 끝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앞서 알려진 K9 자주포 뿐 아니라 '단짝' 격인 K10 탄약운반장갑차, K11 사격지휘장갑차까지 함께 수출된다. K10은 세계 최초 탄약재보급 자동화장치다. 탄약보급 속도를 높여준다. K11은 K9이 신속하고 정확한 사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통제하는 이집트 맞춤형 모델이다. K10, K11이야말로 K9 초탄 3발 신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셈이다.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는 "이번 수출로 K9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검증된 자주포 솔루션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집트 K9 수출이 대한민국과 이집트의 성공적인 협력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며, 이집트 군의 전력증강과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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