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앤알바이오팹, 심근경색 치료제 효능입증…"6억불 이상 가치 도전"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02.03 08:45
글자크기
티앤알바이오팹 심근경색 세포치료제 관련 논문 설명. /사진제공=티앤알바이오팹티앤알바이오팹 심근경색 세포치료제 관련 논문 설명. /사진제공=티앤알바이오팹


3D 바이오프린팅 기업 티앤알바이오팹 (8,250원 ▼50 -0.60%)이 역분화줄기세포 기반 심근경색 세포치료제의 효능을 입증했다. 돌연사의 주범으로 꼽히는 심근경색을 세포로 치료할 수 있는 연구로 주목받는다.

특히 앞서 5.98억달러(약 7227억원) 규모 기술이전에 성공한 일본 기업의 역분화줄기세포 기반 세포치료제보다 진일보한 기술이라 의미가 크단 평가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자체 개발 역분화줄기세포 기반 심근경색 세포치료제 '3D 마이크로 심장 스페로이드'에 대한 동물실험을 통해 뛰어난 재생효과 및 치료효능을 확인하고 이를 의학 분야 상위 10% 국제 학술지 '임상 및 중개 의학'(Clinical and Translational Medicine, 피인용지수 11.492)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3일 밝혔다.

심근경색은 증상이 심각할 경우 몇 시간 안에 사망할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발견 즉시 치료해도 사망률이 30%를 넘는다.



티앤알바이오팹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생분해성 생체재료로 궁극적으로 인공장기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공장기를 개발하려면 3D 바이오프린팅뿐 아니라 세포 기술이 필수적이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자체 개발한 세포를 통해 심근경색 세포치료제의 가능성을 엿봤고, 동물실험을 통해 효능을 입증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의 박훈준 교수팀, 홍콩시립대의 반기원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100μm(마이크로미터, 0.1mm) 크기의 3차원 심장세포 구조체(3D 마이크로 심장 스페로이드)를 제작하고, 이를 6개월간 동결 보관한 뒤 해동 즉시 심근경색 동물모델에 이식해 손상된 심장 조직의 재생과 기능 회복을 살폈다.

이 동물실험에서 3차원 심장세포 구조체가 증식 능력이 없는 심장 세포의 체내 이식 환경에서 높은 생존율을 유지하면서 성인의 심근세포와 유사한 기능의 세포로 성숙화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이 개발 중인 심근경색 세포치료제는 일본 신약개발 회사 하트시드(Heartseed)가 미국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에 5.98억달러에 기술이전한 심근경색 세포치료제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이란 평가가 나온다.

우선 크기가 100μm의 초소형으로 하트시드의 200μm보다 작아 전 세계 병원에서 범용으로 쓰고 있는 주사기에 들어간다. 개발을 완료하고 승인 받을 경우 바로 의료현장에서 비개흉 시술에 활용할 수 있단 의미다. 하트시드가 개발한 세포치료제는 200μm로 범용 주사기에 들어가지 않아 별도의 주사기를 따로 제작해야 한다. 세포치료제의 크기를 줄인다는 자체가 기술력이다.

또 동결 보관이 가능해 미리 얼려놓은 치료제를 해동하면 급성 심근경생 환자에게 즉시 이식할 수 있다. 기술 방식이 다른 하트시드의 세포치료제는 이 과정에서 약 20일이 더 소요된다.

하트시드 심근경색 세포치료제 기술이전의 근거가 된 관련 연구는 피인용지수 8.648의 논문(JACC Basic Transl Sci)에 실렸다. 더 권위 있는 논문에 진일보한 기술을 게재한 티앤알바이오팹 연구가 업계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H사의 유사 형태 심근경색 세포치료제는 지난해 2월 논문 등재 뒤 약 4개월 뒤인 지난해 6월 약 7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며 "티앤알바이오팹의 '3D 마이크로 심장 스페로이드'는 효능 및 활용도 측면에서 기존 제품보다 발전된 수준으로 평가받는 만큼 더 높은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심근경색 세포치료제 연구에 속도를 높이는 한편 적극적으로 기술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자체적으로 상용화 세포 은행을 구축하고 독자적 심근세포 생산 기술과 판매권을 보유했다. 또 최근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 수준의 역분화줄기세포주를 확립해 임상에 활용할 수 있는 세포주를 확보했다. 관련 기술은 2020년 특허 등록을 마쳤다. 현재 미국, 유럽, 중국, 일본에서 특허를 출원해 심사 중이다.

티앤알바이오팹 관계자는 "심근경색 세포치료제 특허와 논문을 토대로 기술 고도화 및 상용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이를 위해 분야별 전문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연구 및 임상, 관련 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