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의 脫석유 파트너는 애플·구글·화웨이···한국은 없었다

머니투데이 리야드(사우디)=김도현 기자 2022.02.02 12:00
글자크기
사진은 LEAP 2022 행사장. 부스 화면의 인물은 사우디 실권자이자 ‘비전 2030’ 프로젝트를 견인하고 있는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 /사진=김도현 기자사진은 LEAP 2022 행사장. 부스 화면의 인물은 사우디 실권자이자 ‘비전 2030’ 프로젝트를 견인하고 있는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 /사진=김도현 기자


석유 중심의 국가 산업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목표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1~3일(현지시간) 개최한 'LEAP 2022'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은 스타트업 1곳이 전부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IBM, 시스코, 알리바바, 오라클, 화웨이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중동 최대의 석유자본을 향해 몰려들었지만 한국기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들 9개 기업은 사우디의 탈석유 움직임에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오며 영향력을 확대했다는 점에서도 국내 기업들과 차이를 보인다. 압둘라 알스와하 사우디 정보통신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LEAP 2022 개막 현장에서 이들 기업을 언급하면서 "사우디에서 점차 존재감이 확대되는 회사들"이라고 말했다.



탈석유를 골자로한 비전 2030을 이끄는 사우디의 실권자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도 2018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 애플·구글의 본사를 찾았다. 빈 살만 왕세자는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와 세르게이 브린 알파벳(구글 모기업) CEO와도 만나 사우디 연구개발(R&D) 인재육성에 대한 논의했다. 이를 계기로 양측의 협력이 속도를 냈다는 후문이다.

MS는 사우디 왕가와 인연이 깊다.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 왕자는 빌 게이츠 MS 대주주의 기부 행보에 감명받아 2015년 본인과 두 아들의 전 재산을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빈 탈랄 왕자가 운영하는 킹덤홀딩은 지난해 9월 22억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포시즌스호텔 지분을 빌 게이츠에게 매각했다. MS는 사우디가 주최하는 다양한 콘퍼런스를 후원하는 등 사우디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다양한 사업기회를 모색해왔다.



LEAP 2022 참여 해외기업 가운데 가장 큰 부스를 마련한 중국 화웨이는 지난해 10월 사우디 정부가 발주한 세계 최대 ESS(에너지저장장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사우디 홍해 뉴타운 에너지저장 프로젝트에 설치될 ESS 규모는 1300㎿h다. ESS는 친환경 신재생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저장하는 시설로 탈석유·탈탄소 행보에 필수적인 영역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사우디와의 우호적 관계를 바탕으로 이처럼 탈석유 정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지만 국내 기업은 여전히 석유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협업하는 수준에 그친다. 사우디 정부의 탈석유 행보가 주축인 LEAP 2022에서도 자연스레 존재감을 표출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 기업으론 유일하게 참가한 지니로봇은 사우디 최대 통신기업 모빌리와 꾸준히 협력해온 스타트업이다. 지니로봇은 비대면 양방향 화상 솔루션 기반 교육플랫폼 '지니플러스'와 연동되는 다양한 기자재 사업을 위해 사우디 현지업체 BAB와 제휴를 맺었다. BAB의 제휴사인 모빌리가 잠재성을 인정하면서 3사의 협력이 본격화됐다는 후문이다. 지니로봇은 이번 행사에서도 모빌리의 전략적 파트너사로 연계 부스를 마련했다.


이은승 지니로봇 대표는 "LEAP 2022 참가를 통해 지니로봇의 기술력을 알리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최고의 사용환경을 제공하고 에듀테크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