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北'...쉴 틈 없는 文대통령의 마지막 설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22.02.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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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청와대24시]고향 방문 취소하고 청와대 관저에서 명절보내는 文대통령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1일 설 명절을 맞아 청와대에서 영상을 통해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2.01.31.[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1일 설 명절을 맞아 청와대에서 영상을 통해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2.01.31.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 관저에서 임기 중 마지막 설 명절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당초 올해 설 명절에 경남 양산에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COVID-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전국적인 확산 탓에 귀성 계획을 취소했다. 문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 관저에 머물며 오미크론 상황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설 연휴 하루 전인 지난 1월28일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을 비롯해 오상철 전국보건소장협의회장 등 현장 방역 관계자들과 전화통화를 하고 오미크론 대응 상황을 점검하면서 이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연휴 이틀째인 지난달 30일 충북 오송에 있는 자가검사키트 키트 생산공장(SD바이오센서)과 경부선 상행선 안성고속도로 임시선별검사소를 방문해 설 연휴 기간 의료·검사체계 개편의 시행 상황을 점검하고 일선 현장 인력의 노고를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또 설 명절 하루 전인 지난 1월31일 국민들에게 보내는 설 명절 인사를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영상을 통해 "어느덧 봄이 멀지 않았다. 함께 맞이할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며 끝까지 힘과 정성을 다하겠다"며 "그리운 만남을 뒤로 미룬만큼 우리의 소중한 일상도 더 빨리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안성=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설 연휴인 30일 오후 경기도 안성휴게소(서울방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를 방문,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직접 사용해보고 있다. 2022.01.30.[안성=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설 연휴인 30일 오후 경기도 안성휴게소(서울방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를 방문,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직접 사용해보고 있다. 2022.01.30.
문 대통령은 이처럼 방역 대응에만 시간을 쏟아도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상황이다. 그런데 북한 문제까지 터졌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달 3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배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1년만에 소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이 그동안 대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 선언을 지켜왔는데, (오늘 발사한 미사일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면 모라토리움 선언을 파기하는 근처까지 다가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7번째다. 지난달 27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인 전술유도 탄도미사일 2발 발사 이후 사흘 만이다. 북한이 한 달 새 총 7차례 미사일 발사를 한 건 월간 기준 사상 최다 기록이다.


청와대 NSC는 이날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정에 대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해결 요구와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도전으로서 이를 규탄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도 이미 검토 단계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탓이다. 한반도 상황은 지난 2017년처럼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도에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이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2.01.30.[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2.01.30.
문 대통령은 설 명절인 이날도 관저에서 참모진으로부터 오미크론 방역 상황과 북한의 동향 등에 대해 보고를 받고 대응책 등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 마지막 설이자 취임 후 다섯번째 설인 이날 지난 5년간 맞이했던 다른 설날보다 긴장 속에서 보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첫 설 명절에 설맞이 시민 11명에게 격려 전화를 하는 한편, 한·노르웨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또 직접 강원도에 내려가 평창동계올림픽 현장을 챙겼다. 2019년 설 연휴에는 경남 양산 사저와 청와대 관저에서 보냈다.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연휴 마지막날만 수석비서관들과 설맞이 오찬을 가졌다.

2020년에도 경남 양산에서 시간을 보냈다. 라디오 생방송에 '깜짝' 출연해 고향길에 오른 국민들에게 새해 덕담을 전하기도 했다. 국내 발생 초기였던 만큼 연휴 마지막날 청와대 복귀 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현 질병관리청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과 각각 통화를 갖고 감염 상황을 보고 받았다.

지난해에는 방역 당국의 고향 방문 자제 지침에 따라 경남 양산 사저에 내려가지 않고 청와대 관저에서 명절을 보내고,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국민 설 인사를 전했다. 대신 천주교 서울대교구 삼양동 선교본당의 안광훈(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 여자 축구 국가대표선수 지소연 씨 등 8명의 국민들과 영상 통화를 갖고 새해 덕담을 나눴다.

한편 문 대통령이 이번 설 명절에 양산에 내려갔다면 신축 중인 사저를 둘러봤을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양산에 만일 갔다면 어떤 일정을 보냈을지 아는 건 없다"면서도 "다만 아직 신축 중인 사저에 대해선 대통령께서도 신문의 사진 밖에 보신 적이 없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서도 관심은 있으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해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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