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 서리 주 고덜밍(Godalming) 거리.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산책을 하고 있다. /사진=기선정씨 제공
영국은 '오미크론 태풍'을 한달 전 먼저 겪었다. 영국은 인구가 7000만명에 못 미치는 나라지만 지난 4일(현지시간) 확진자가 22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여전히 확진자수는 10만명대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안정세에 돌입했다고 판단하고 지난 27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과 재택근무 권고, 백신 증명서 이용 등 이른바 '플랜B' 방역 조치를 전면 해제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 서리 주 고덜밍(Godalming) 거리 /사진=기선정씨 제공
▶ 체감상 특별히 달라진 것 없다. '플랜B'가 '플랜 A'로 전환되면서 방역이 '법적 규제'에서 '권고사항'으로 바뀌었다. 규제완화와 상관없이 영국인들은 예전처럼 마스크를 착용한다. 재택근무는 회사에서 각자 자율적으로 시행한다. 자가격리 해제 계획은 새로운 변이 출현 등으로 코로나 상황이 시시각각 바뀌는 만큼 그때 가봐야 알 것 같다는 반응이다.
▶ 일반적인 인플루엔자(독감) 정도로 보는 듯하다. 과거 영국에서 록다운(전면 통제)이 이뤄진 건 코로나19 치명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미크론은 치명률을 비교적 낮게 본다. 오미크론에 대해 공포를 느끼진 않지만 보호 차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며 코로나19와 계속 살아가야 한다고 본다.
- 수만명대를 오가는 영국 확진자 수에 대한 영국인 반응은 어떠한가.
▶ 지금은 콧방귀도 안 뀐다.(웃음) 록다운 당시에는 신경 썼지만 백신 2차 접종이 마무리되던 지난해 여름쯤부터는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마 영국 확진자 수를 보고 매우 놀라겠지만 실제 영국인들은 아무렇지 않아 한다. 높은 백신접종률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 영국인은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생활하는가.
▶ 타인에 대한 배려와 자기 보호 차원에서 자진해서 마스크를 착용한다. 상당히 많은 학교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다만 이는 실내 기준이고 길거리 등 실외에선 거의 쓰지 않는 듯하다. 주변 동네 길거리만 봐도 안 쓰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또 KF 지수 마스크를 쓰는 한국과 달리 옷, 스카프로 코와 입을 가리는 사람도 있다. 아예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이상하게 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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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인은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에 부스터샷이 효과적이라고 보는가.
▶ 부스터샷 뿐만 아니라 백신에 대한 믿음이 크다. 영국은 오미크론 확산 정점이던 지난해 크리스마스 연휴 이전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빨리했다. 나도 이때 부스터샷을 맞았다. 영국인 다수는 백신이 위험하다고 보지 않는 듯하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끝까지 국민 건강을 돌볼 것이라는 믿음도 작용하는 듯하다.
영국의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사진=기선정씨 제공
▶ 영국은 한국과 달리 확진자 경로 추적, 방역패스, QR체크인 대신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한 신속항원검사에 집중한다. 자가검사키트가 무료인 영국에서는 일상 복귀를 위해선 자가검사가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지금도 학생들은 1주일에 한 번씩은 꼭 검사한다. 다만 검사를 국가가 규제하는 건 아니고 시민 자율에 맡긴다.
- 오미크론 우세종화 돼가는 한국도 한달 뒤 영국 같을까.
▶ 개인 경험에 비춰보는 것이라 조심스럽지만 한국도 영국처럼 정점에 이르고 난 뒤면 다소 안정세에 접어들지 않을까. 그러나 코로나19는 계속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본다. 영국은 모든 그리스어 알파벳을 다 이용한 변이를 지나야 코로나19를 벗어난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 영국은 이번 규제 완화로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보는가.
▶ 지금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신속항원검사 등을 할 뿐 일상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뉴노멀' 속에서 나머지 일상은 계속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