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대 개막…'데이터 API 마켓'이 뜬다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2.01.31 09:42
글자크기
쿠콘 CI/사진제공=쿠콘쿠콘 CI/사진제공=쿠콘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대가 개막하면서 데이터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마켓 산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은행, 카드, 증권 등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데이터 API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간편하게 결합해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



데이터 API 마켓은 다양한 데이터를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고객사(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다양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해 제공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이 양질의 데이터인 만큼 이를 중개하는 플랫폼 산업도 성장이 예상된다.

대표적인 데이터 중개 플랫폼 기업인 쿠콘은 15년 이상 데이터 수집·연결 사업을 이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API 스토어 '쿠콘닷넷'을 운영한다. 쿠콘에 따르면 금융사, 핀테크, 공공·일반기업 등 1700곳 이상이 쿠콘의 API를 활용한다.



쿠콘은 마이데이터 본인가를 직접 받아 마이데이터 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들에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내부 사정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하지 못한 BNK금융그룹 계열사들과 삼성카드가 쿠콘과 제휴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9월에는 밴사(VAN) 케이에스넷이 데이터 API 마켓에 뛰어들었다. 인적분할로 '하이픈'이라는 법인을 신설했다. 케이에스넷이 보유한 30만개 일반 가맹점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급결제, 기업분석, 배달중개주문과 관련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하이픈은 앞으로도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데이터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마이데이터를 운영하는 금융사들은 데이터 중개 플랫폼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한 후 결합해 자사 서비스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각사에서 고객 동의를 받아 얻는 정보 외에 추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부터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렸지만 당장은 금융 자산관리 서비스에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 카드사, 증권사 등이 '내 손 안의 금융비서'를 기치고 선보인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자산, 대출, 소비 현황 제공 등에 국한된다. 금융사들이 서비스 경쟁력을 내세우기보다 경품 제공 등 일회성 이벤트로 고객잡기 경쟁을 벌인 이유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직접 확보한 데이터 외에 데이터 API 마켓에서 얻은 정보를 활용해 자산관리 기능 차별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마이데이터 시대가 처음 시작될 땐 다들 비슷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다"며 "최소 반년 이상은 지나야 각사별로 차별화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데이터 산업 진흥원은 국내 데이터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20년 19조2000억원 규모로 추산했으며, 2025년까지 32조 9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데이터 API 마켓 산업과 관련한 데이터 판매와 제공 서비스 분야 비중이 약 4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