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위축 등의 영향으로 주택 거래량이 줄면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아파트값이 1년 만에 동시 하락한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부동산 밀집 상가에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서울 아파트값이 1년8개월만에 하락전환하면서 지난 2020년 이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로 집을 산 사람들의 속이 타 들어간다. 시세차익을 바라보고 소득 대비 무리하게 대출 받아 집을 샀지만 집값은 떨어지고, 대출이자는 늘어나는 '이중고'를 마주하게 됐기 때문이다. 집값이 일시 조정하는게 아니라 추세하락으로 접어들 경우 서울 강북권 외곽부터 영끌족들의 '곡'소리가 나올 수 있다.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노원구의 경우 상계주동3단지 24평이 지난 12월 8억5000만원에서 지난 13일 7억9000만원으로 약 6000만원이 떨어졌다. 동작구 사당동 극동아파트 40평도 지난해 12월 12억8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이달 2일에는 12억5000만원으로 약 3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집값 하락기에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4대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달 중순 연 3.71%~5.21%로 지난해 8월말 연 2.62%~4.19% 대비 1%포인트 오른 상태다. 1년전과 비교해 보면 연 2~3%였던 금리가 많게는 2%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1월 기준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의 75.7%(한국은행)가 변동금리 적용을 받고 있어 금리 인상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미국 금리 인상 기조에 맞춰 연내 최소 2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주담대 금리는 연 7%대로 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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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집값 하락전환이 예상보다 빨리 왔다. 통계적으로 집값이 많이 빠지지 않더라도 개별 단지 기준으로 과거 2007년처럼 3억~4억원씩 빠진 곳들이 나올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영끌족' 들이 아버지를 따라서 '하우스 푸어'(집을 보유한 가난한 사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끌로 갭투자한 경우는 대개 빚을 내 '비트코인'이나 '주식'을 투자한 경우도 적지 않아 이들에게 '퇴로'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현재 주식시장은 조정을 받고 있고 비트코인 가격은 '반토막' 났다. 금리인상기 대출이자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젊은층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대비책이 필요하단 주장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여야 대권 후보들이 다주택자의 양도세 완화 공약을 냈는데 다주택자보다 급한 것이 영끌로 집을 산 1주택자"라며 "양도세 때문에 집을 못 팔면 신용불량자가 될 수도 있어 1주택자 양도세 '퇴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1주택자라도 보유기간이 2년 이내면 양도세가 60~70%로 높게 부과된다. 급증하고 있는 대출이자 부담을 감안하면 영끌족이 집을 매도할 수 있도록 다주택자처럼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