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전기로 가는 배에 화재 없는 배터리 단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2.01.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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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스마트 전기추진 선박(고래바다여행선) 조감도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스마트 전기추진 선박(고래바다여행선) 조감도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119,300원 ▼100 -0.08%)이 차세대 전기추진선 개발에 나선다. 세계 최초로 화재와 폭발 위험이 전혀 없는 바나듐이온 배터리를 개발한 스탠다드에너지사와 손잡는다.

한국조선해양은 27일 경기 분당 퍼스트타워에서 스탠다드에너지사와 '바나듐이온 배터리 기반의 차세대 선박용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솔루션 개발'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김성준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장,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 등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바나듐이온 배터리 기반의 선박용 고안정성 ESS 솔루션 개발 및 상용화 △소형 선박 해상 실증 △선급 인증 및 선급 규정 완화 △전기추진선·전력운송선 등 차세대 선박 개발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선박에 최적화된 ESS를 설계해 적용하고, 스탠다드에너지는 바나듐이온 배터리를 제작·공급한다.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물이 주성분인 전해액을 사용해 화재 및 폭발 위험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외부 충격 등으로 인한 열 발생도 거의 없다. 출력도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2배 가까이 높고, 수명도 4배 이상이다. 반복적인 충전·방전에도 배터리 성능 저하가 거의 없어 높은 안정성과 뛰어난 내구성을 갖고 있다.



현재 전기·하이브리드 추진선 등 ESS가 탑재되는 선박에는 일반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가 적용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소형화에는 용이하지만 휘발성이 높은 전해액으로 인해 화재 및 폭발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스탠다드에너지와 협력해 내년 상반기까지 바나듐이온 배터리 기반 선박용 MW(메가와트)급 ESS 솔루션을 개발해 해상 실증 및 선급 승인을 추진하다. 차세대 전기추진선 및 전력운송선의 기본 설계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조선해양은 급성장하는 전기추진선 시장에서 안정성이 높은 선박용 ESS를 바탕으로 시장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하이브리드 추진선 시장은 2029년까지 연 평균 26% 성장해 시장 규모가 약 1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에 나서는 선박용 ESS는 화재와 폭발 위험이 없어 전기·하이브리드 추진선 외 일반상선에도 탑재할 수 있다"며 "해상풍력 발전 확대와 함께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전력운송선 등 차세대 선박 개발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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