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웃도는 HDC현산 재해율, 지배구조 미흡이 문제"-한화證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2.01.2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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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證 자체 ESG평가 시스템 구축, 건설업 보고서 첫 발간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관련 입장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관련 입장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한화투자증권은 27일 건설업종에서 산업재해가 잇따르는 이유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 중 S(사회) 영역 대응이 미흡하기 때문이 아니라 G(지배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CEO(최고경영자) 등을 중심으로 한 전사 차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현대건설 (32,600원 ▲150 +0.46%), 대우건설 (3,715원 ▲75 +2.06%), 삼성엔지니어링 (22,950원 ▲300 +1.32%), DL이앤씨 (34,600원 ▼600 -1.70%) 순으로 ESG 평가결과가 양호하다고 봤다. 한화투자증권은 외부 기관 평가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ESG 평가등급을 산출, 공개하기로 했다. 이번 건설업 ESG 분석 보고서는 그 중 처음으로 발간된 것이다.



ESG 담당 박세연 연구원과 건설업 담당 송유림 연구원은 이날 'ESG 시야로 바라 본 책임투자 전략'이라는 제목의 건설업 분석 보고서에서 "반복되는 산업재해는 근본적으로 G(지배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이라며 "커버리지(분석 대상)에 포함된 건설사 대부분 이사회를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거버넌스를 개편하고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점검 중"이라고 했다.

최근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로 지탄을 받은 HDC현대산업개발 (17,110원 ▼270 -1.55%)의 경우 과거 10년간(2012~2021년) 정부로부터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건수만 11건, 재해자 수만 49명, 중대재해자 수는 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업재해 건별 동종업종 규모별 재해율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은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회계처리 기준 위반, 하도급 대금 지연 등 제재를 받았다"며 "기업이 표명한 재발방지 대책(산업안전 교육 및 지속적 모니터링)과 다르게 건설 현장에서 반복적 인명사고가 발생했는데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한 안전보건 전담 조직과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사회 중요 의결사항 가운데 산업안전, 중대재해를 비롯한 사고예방 체계를 논의하는 안건이 없고 산업재해 및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 내 전문위원회가 설치돼 있지 않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의 산업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한 데는 근본적으로 사고재발 방지 노력이 미흡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했다.

이어 "이사회 본연의 역할과 사외이사를 비롯한 감사기구가 독립적 역할을 수행했는지 여부가 문제일 수 있다"며 "산업안전,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이사회 다양성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이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실시 등으로 안전사고에 대한 회사의 책임을 무겁게 가져가려는 움직임 속에 ESG의 중요성과 주주들의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며 안전사고 관련 리스크가 건설업 주가에 밸류에이션 할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로 야기된 밸류에이션 할인 해소는 결국 건설사가 해결해야할 몫이라며 더 철저한 안전관리와 사고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권했다. 건설사의 풍부한 재무여력을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인 신사업 확대(E, 환경) 또는 주주환원 정책 강화(G, 지배구조) 등이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건설업에 대한 주주참여(Engagement) 전략으로 목표수립 및 장기적 관점에서 보유·철회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 주주권 행사를 위해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강화, 집중투표제 도입 및 실시 청구, 임원 자격제한 신설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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