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억 빼돌린 강동구청 공무원..고개숙인 구청장 "엄중 조치"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22.01.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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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강동구청장이 29일 새로 개통한 서울도시철도 5호선 하남선 연장구간 강일역을 찾아 출근시간대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강동구청 제공) /사진=뉴스1이정훈 강동구청장이 29일 새로 개통한 서울도시철도 5호선 하남선 연장구간 강일역을 찾아 출근시간대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강동구청 제공) /사진=뉴스1


이정훈 서울시 강동구청장이 26일 구청 공무원 A씨의 100억원대 횡령 사건과 관련해 "민·형사상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피해액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이날성명문을 내고 "불미스러운 일에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구청이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 등으로부터 받은 폐기물처리시설 건립 자금 중 115억원가량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강동구는 고덕·강일 공공주택사업지구 내 기존 지상 폐기물 처리시설을 현대화·지하화해 친환경 자원순환센터로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비·시비·구비와 SH공사의 재원으로 추진되고 있고, SH공사로부터 징수한 원인자부담금을 정해진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019년 12월부터 1년3개월 동안 수십차례에 걸쳐 구청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자금을 이체하는 방식으로 시설 건립 자금을 횡령했다. 이 중 38억원은 다시 구청 계좌로 돌려놓았지만, 나머지 77억원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강동구는 지난 22일 SH공사로부터 징수하는 원인자부담금 중 76억9058만2000원의 입금내역이 확인되지 않은 정황을 파악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23일 횡령 정황에 대해 강동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해당 직원에 대해 직위 해제했다. 경찰은 고발장이 접수된 지 하루 만인 24일 오후 A씨를 자택 주차장에서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77억원을 모두 주식에 투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코인에도 투자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구는 구청 내 1담당관 2국 총 6개 부서로 구성된 '공직비리 특별조사반'을 편성해 자체 원인을 분석 중이다. 당사자 외 협조자나 조력자가 있는지, 관리하고 있는 전 계좌와 기금운용 실태 등 예산회계 전반에 대한 특정감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 구청장은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게 조치하고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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