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가입자 주춤…국내 콘텐츠株 괜찮을까

머니투데이 임현정 기자 2022.01.26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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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성장 둔화 소식에 콘텐츠주가 흔들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코로나19 시대 '집콕' 수요로 폭발적인 성장을 해왔지만 최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 과열로 신규 가입이 주춤한 모습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넷플릭스의 위기가 국내 콘텐츠주의 위기는 아니라고 분석한다. 넷플릭스가 가입자 확보를 위해 콘텐츠에 힘을 더 쏟으면 콘텐츠주가 더 힘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25일 스튜디오드래곤 (41,200원 ▲100 +0.24%)은 전거래일보다 1900원(2.42%) 하락한 7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주가가 5% 넘게 하락했다. 제이콘텐트리 (14,440원 0.00%)덱스터 (6,990원 ▼100 -1.41%)도 이날 3~4%씩 하락했다.

최근 뉴욕증시에서 넷플릭스가 약세였던 것이 국내 콘텐츠주를 끌어내렸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가입자 828만명을 새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가이던스(850만명)를 밑도는 수치였다. 올해 1분기 가이던스도 250만명을 제시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 기록했던 398만명에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눈높이다. 이후 주가는 2거래일간 23% 넘게 빠졌다.



넷플릭스 가입자가 주춤한 이유는 코로나19 특수는 잦아들었는데 디즈니+, HBO맥스 등 다른 OTT의 출범으로 경쟁은 과열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디즈니+의 전세계 누적가입자는 지난해 4분기 기준 1억1810만명이다.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2억2184만명이다. 당장은 넷플릭스가 두 배 앞서지만 디즈니+가 2023년까지 서비스 국가 수를 두 배 이상 늘릴 것임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넷플릭스의 위기가 한국 콘텐츠 시장엔 득이라고 설명한다. 가입자 유치를 위해선 콘텐츠의 질을 높여야하고 이에 따라 콘텐츠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들이는 비용은 늘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한국에 약 5500억원을 투자해 총 15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했다. '오징어게임', 지옥' 등이 성공하면서 올해는 작품수를 10편 더 늘려 25편을 공개하기로 했다. 한국시장에 약 8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징어 게임'은 미국 작품이 아니더라도 글로벌 메가히트작이 탄생할 수 있음을 증명했고, 가성비 좋은 K-콘텐츠 투자가 늘어나는 발판을 제공했다"며 "다른 글로벌 OTT보다 5년 일찍 한국 시장에 진출해 몸집을 키워왔던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에서의 독보적 위치를 지키기 위해 K-콘텐츠 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아시아 지역 가입자가 늘어난 것도 국내 콘텐츠에는 호재일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신규 가입자의 90% 이상이 북미 외의 지역에서 발생했는데 전년과 비교해보면 북미에서 줄어든 비중만큼 아시아 지역에서 가입자가 늘어났다"며 "로컬 콘텐츠 수요도 높지만 여전히 아시아 지역의 킬러 콘텐츠는 한국 콘텐츠이며 한국 시장에 다양한 글로벌 OTT 가 추가 진출함에 따라 국내 제작사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수익률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100~150% 수준이었던 합산 리쿱율(제작비 회수율)은 지난해 이후 140~170%로 증가했다. 올해 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튜디오드래곤의 경우 연말 넷플릭스와 3년 공급계약이 마무리 되면서 리쿱율이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의 계약이 제이콘텐트리 및 한국 드라마 제작 산업 전체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한국 드라마는 넷플릭스를 통해 필요 이상으로 증명했으며, 다른 OTT들의 한국 진출을 감안하면 확실한 리쿱율 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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