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아직 꺾이지 않았다...이익 증가하는 반도체·車 주목"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2.01.2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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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센터장 릴레이 인터뷰②]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경기는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COVID-19)가 확산됐던 지난 2년간 중앙은행, 정부가 경제를 주도했다면 올해는 민간 투자가 진행되며 전반적으로 경기 확장이 이어질 것입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 축소 우려로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엔데믹(주기적으로 유행하는 풍토병)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경기 확장 수혜 업종에 투자할 만하다"며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을 추천했다.



온쇼어링·친환경·4차산업 투자 예상...성장주 투자 선별해야
윤 센터장은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올해 내내 주식 시장의 변수가 될 수 있지만 금리 인상이 기업들의 이익 성장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피할 수 없는 투자'들이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병목 현상이 전세계적인 고민거리로 떠오르면서 온쇼어링(자국 생산)·니어쇼어링(근거리 국가 생산)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친환경산업이 당위적인 문제로 부각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4차 산업 관련 투자도 진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선진국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산업이 우리나라에 있는 지, 신재생 등 친환경 산업에서 독보적인 기업이 있는 지 등은 살펴볼 문제지만 단순히 금리가 오른다고 해서 증시를 어둡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선진국이 경기 회복에 나서면 신흥국 경제도 좋아질 여지가 있다. 윤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이 전년 대비 5~10%(지난해 네이버 일회성 이익 제외)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선진국 시장이 PER(주가순익비율) 19배, 신흥국이 13~14배라면 우리나라는 10배인 상황"이라며 "예년에 비해 증시가 조정을 많이 받아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자동차 업종의 판매 단가 상승으로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 오미크론 여파가 진정되면 공급망 차질이 개선될 여지도 있다.

소비의 중심이 인터넷으로 바뀌고 CMO(위탁생산) 증가로 플랫폼, 바이오 업종의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채권 보유액이 많은 금융 업종, 원가가 오른 만큼 판가를 인상하지 못하고 있는 철강·화학 등 소재업종의 경우 이익 감소를 염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윤 센터장은 이익이 가시화되지 않은 성장주에 대한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초 이후 미국 나스닥은 12%, 코스닥은 11%가 하락한 상황이다. 반면 제조업 중심인 독일 DAX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는 각각 1.8% 하락에 그치고 있다.

그는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래의 이익이 주가에 많이 반영됐던 증시를 중심으로 낙폭이 큰 상황"이라며 "실적 가시성을 보이는 종목들이 조정장을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이번주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을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미국이 올 3월부터 4회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복상장, 韓 디스카운트 요인 맞다
물적분할, 중복상장으로 인한 이익 중복계산도 우리나라 증시의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으로 꼽았다. 윤 센터장은 "과거에 계산해본 결과 중복상장으로 우리나라 기업 이익 중 15~20%가 중복 계산되고 있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오히려 우리나라를 정확히 평가하는 시각일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또 시가총액 2~3위로 예상되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패시브자금들의 움직임이 예상된다. 그는 "새로운 수급 주체가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면 기존 종목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상황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와 같은 IPO(기업공개) 불패 시장 보다는 개별 기업의 성장 스토리에 따라 시장이 합리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센터장 입장에선 올해 지속적으로 킬러 컨텐츠를 발굴해 리서치센터를 'R&D센터'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지난해부터 각 분야 연구원들이 주요 이슈를 깊이 있게 다루는 '더 블루북(the Blue Book)'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컨센서스를 활용한 ESG 분석 △무형시대 0>1 등을 발간했고 올해는 중국 금융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큰 그림에서 짚어보는 '중국 투자 백서'를 내놓았다.

국내 시장 및 기업의 ESG 분석 자료인 '뉴 패러다임 ESG'를 발간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128개 기업 컨센서스를 구축했고 향후 ESG 분석 기반으로 투자 의견 및 밸류에이션을 반영할 예정이다.

윤 센터장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모두에게 공개되는 '공공재'가 아니라 지식재산권을 창출하는 '사적재'로 자리잡길 바란다"며 "올해는 반도체, 2차전지, 화학 등 각 섹터별 ESG 이슈들을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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