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왼쪽)가 프리킥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33위)은 21일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몰도바(FIFA 랭킹 181위)와 친선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유럽파들을 제외하고 K리거들을 중심으로 나선 이번 유럽 원정 2연전이었다. 특히 백승호의 재능을 발견한 건 이번 2연전의 최대 성과라 할 만하다. 백승호는 이날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에 배치돼 공격과 수비를 조율했다. 과거 대표팀의 기둥으로 활약했던 기성용이 맡았던 그 역할과 위치였다.
결국 백승호의 오른발이 다시 한 번 빛났다. 한국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33분. 페널티 아크 뒤쪽 중앙 지역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키커로 나선 건 백승호. 몰도바가 수비 벽을 세웠지만, 백승호가 과감하게 오른발로 때린 공은 수비 벽을 지나 상대 골문에 그대로 꽂혔다. 공이 한 차례 그라운드에 바운드 되면서 회전이 더욱 강해졌고, 몰도바의 크리스티안 아브람 골키퍼가 막을 수 없는 곳으로 향했다. 백승호의 빼어난 킥 재능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득점 장면이었다.
사실 대표팀에는 정우영(33·알 사드 SC)이라는 경험 많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버티고 있다. 그러나 만약 백승호가 이와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월드컵 최종예선, 더 나아가 본선에서도 확실한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날 백승호는 킥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몸싸움도 보여줬다. 또 전반 45분에는 한국 진영에서 박지수와 협력 수비를 펼친 끝에 공을 따내는 과정에서 침착한 발재간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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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는 경기 후 중계방송사와 인터뷰를 통해 "친선 경기라는 생각보다는 실전이라 생각하고 임했다. 좋은 결과를 보여준 것 같아 괜찮은 경기를 한 것 같다"면서 프리킥 상황에 대해 "일단 목표를 정해놓고 그쪽으로 강하게 차려고 했다. 생각보다 잘 맞아 운이 좋게 들어간 것 같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자신의 컨디션에 대해 "여전히 끌어 올리는 중이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최대한 끌어 올려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한 뒤 최종예선에 대해 "아직 누가 갈 지 모른다. 전부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가게 된다면 준비를 잘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라는 백승호. 그래서 더 무섭다. 한국 축구가 중원을 더욱 단단하게 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을 얻었다.
백승호(왼쪽)가 드리블을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