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근직 여경 적극배치"에 누리꾼 "역차별"…경찰청 해명 '진땀'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2.01.22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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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건 관련없어…여경이라 못한다면 그것도 차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서울경찰이 기동대 내근직 여성 경찰 배치를 늘린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이 '여경만 우대하느냐'고 반발했다. 서울경찰청은 내근직에서 여경 비율이 더 낮은 점 등을 고려, 방향을 제시한 것이고 해당 지침은 이미 지난해 내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찰 '내근직에 여경 적극배치' 공식 하달'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현직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글 작성자 A씨는 "지금 블라인드(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와 있는 글"이라며 해당 커뮤니티 화면을 갈무리한 사진을 첨부했다.



사진 속 공문은 서울경찰청이 '경비부서 전·출입 인사기준'과 관련해 "기동본부별로 전출 등 공석이 발생하면 여경을 적극적으로 배치하라"고 일선에 내려보낸 지침이었다.

이에 대해 A씨는 "경찰 지휘부는 여경기동대의 강강술래, 인천 여경 사건을 겪더니 아예 대놓고 공문으로 본부 내근직에 여경 적극 배치하라고 지시 내렸다"고 주장했다. "본부 내근직에 여경들 자리 만들어 주겠다는 거" 아니냐는 얘기다.



그가 말한 '여경기동대 강강술래'는 지난해 4월 여성 시위자 1명을 여경 6명이 제압을 못 하자 추가로 3명이 더 달려들었던 모습이 마치 강강술래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조롱하는 표현이다.

'인천 여경 사건'은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했던 '인천 층간소음 살인미수' 사건을 말한다. 당시 사건 현장에 있던 여경은 가해자의 범행 모습을 보고 그 자리를 벗어났고 부실 대응 논란을 낳았다.

A씨는 "이럴 거면 남녀비율만큼 여경기동대 만들어서 내근직 주면 되는데 이건 또 여경들이 기동대 자주 끌려가 싫어하니 남경들 내근 자리를 여경에게 주겠다는 말"이라며 "경찰지휘부 참 다정하다"고 비판했다.


여성 시위자 1명을 제압하기 위해 여성 경찰관 9명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여성 시위자 1명을 제압하기 위해 여성 경찰관 9명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여경에게 진급 특혜만 주고 역차별이 너무 심하다", "여경은 또 내근만 하겠구나", "지난 인천 흉기 난동 사건 같은 일이 없어지려면 외근을 더 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냐"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경찰 내에서도 "여경 우대 좀 그만하라. 일은 남경이 다 하고…동기 여경들 승진이 3~4년 빠르더라"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와 관련 서울경찰청 측은 "(해당 공문은) 2020년 지침을 결정해 2021년부터 시행해 오던 것으로 지난해 발생한 인천 사건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지침은 남자기동대 행정반이 아니라 기동본부 내근에 적용되는 것"이라며 "지난해에 기동본부 전체인력 중 여경이 2명에서 14명(4.3%)으로 늘어났으며, 사전에 신청을 받고 이후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적임자를 선발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서 여경의 직무를 다양화해달라는 여경들의 요구가 많았고 의경 폐지 때문에 기동대가 확대되는 상황이었다"며 "많은 기동대가 새롭게 생기는데 여경이란 이유로 근무할 수 없다고 하면 그것 역시 차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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