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도 참전… 2조 시장 중국, K-보툴리눔 격전지 된다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2.01.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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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도 참전… 2조 시장 중국, K-보툴리눔 격전지 된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두고 국내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종근당 (103,100원 ▲1,100 +1.08%)이 83억원 규모 기술 이전을 하며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 중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한 휴젤 (206,000원 ▼3,000 -1.44%)은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간다. 대웅제약 (112,300원 ▲1,500 +1.35%)도 내년 중국 상용화를 앞둔 만큼 2조원 규모 중국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의 자회사 종근당바이오 (23,650원 ▲200 +0.85%)는 개발중인 A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CKDB-501A) 관련, 지난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중증 미간 주름 개선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임상 계획 승인 이튿날에는 중국 큐티아 테라퓨틱스와 700만달러(약 83억원) 규모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아직 임상 1상도 진행하지 못한 균주 수준이지만 개발 전망은 밝다. 종근당은 2019년 유럽에서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들여와 연구를 진행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아직도 균주 출처 논란을 두고 소송을 진행 중인 걸 생각하면 이 문제에서 자유롭다.

타 회사 보툴리눔 제품을 대신 판매하면서 형성한 영업망도 탄탄하다. 종근당은 2019년까지 휴젤 '보툴렉스'를 공동 판매했다. 지금은 휴온스 (34,300원 ▼100 -0.29%) '원더톡스' 판권을 확보해 판매 중이다. 지난달에는 충북 오송에 보톡스 전용 공장을 준공해 인프라를 갖췄으며 80년 전통 제약사로서 다진 기술력도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종근당바이오가 원료 의약품 바이오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수십 년 간 축적된 발효와 정제 기술이 있다"며 "제품을 개발하는 데 인프라가 충분하다. 그런 게 우리가 가진 전략이다"고 말했다.

종근당의 중국 시장 진출 예고는 의미가 크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무서운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테이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19년 중국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 규모는 약 9142억원(48억 6000만 위안)이다. 현재는 1조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까지 중국 보툴리눔 시장이 1조 8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인의 보툴리눔 톡신 경험률이 1%에 불과하다는 보고도 있는 만큼 시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에 처음 진출한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휴젤의 레티바(보툴렉스 수출명)다. 2020년 10월 품목 허가를 받고 지난해 2월 론칭했다. 휴젤이 세운 '3년 내 중국 시장 1위, 매출 1조원' 목표는 일단 순항 중인 것으로 보인다.

휴젤 관계자는 "중국 시장 점유율은 목표했던 10% 정도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액은 예상치를 웃돌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 보툴리눔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1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한 레티바의 올해 매출액은 1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레티바는 출시 1년 만에 1200억원이 넘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자사 보툴리눔 제품인 나보타의 생물의약품허가신청서(BLA)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7월 중국에서 나보타 임상 3상을 마쳤다. 올해 중국에서 품목 허가를 받으면 내년 본격적으로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대웅제약도 휴젤과 마찬가지로 출시 3년 이내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나보타 중국 판매가 예상되는 시점인 2023년부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 (130,700원 ▼2,500 -1.88%)는 일찌감치 중국 임상 3상을 마치고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18년 중국에 뉴로녹스 (메디톡신 수출명) 품목 허가를 신청했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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