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 신임 단독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게임즈
김 의장과 남궁 내정자는 25년을 함께한 막역지우다. 지난 1997년 남궁 내정자가 삼성SDS 유니텔에 입사할 당시 김 의장은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이듬해 창업을 꿈꾼 김 의장이 회사를 그만두고 서울 한양대 앞에 PC방을 차리자, 남궁 내정자도 따라 퇴사해 전국 PC방을 돌며 요금 정산 프로그램 영업을 뛴 건 IT업계 유명한 일화다.
2008년 김 의장이 NHN을 퇴사하고 카카오를 만들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끝을 맺는 듯 했으나, 2015년 김 의장은 남궁 내정자를 CGO로 다시 불러들였다. '애니팡' 성공 후 부진에 빠진 게임사업을 부흥하기 위해서였다. 남궁 내정자가 창업한 엔진은 다음 게임과 합병해 오늘날 카카오게임즈가 되면서 카카오 게임산업의 제2 전성기도 열렸다.
김 의장은 이후 위기에 빠질 때마다 남궁 내정자를 구원투수로 내보냈다. 지난해 골목상권 침탈 논란이 거세지자 카카오의 글로벌사업 확대를 위해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 남궁 내정자를 앉힌 게 대표적이다. 그리고 두 달여 만에 다시 카카오 신임 단독대표 자리도 맡겼다. 카카오가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건 지난 2015년 취임한 임지훈 대표 이후 7년 만이다.
카카오는 문어발식 확장과 골목상권 침탈 논란 속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집단 매도로 대내외적 신뢰를 잃었다. 전례 없는 위기에 빠진 카카오와 김 의장을 이번에도 남궁 내정자가 구원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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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 내정자는 "카카오가 너무 갑작스럽게 성장해 외형에 비해 튼튼한 내실을 갖추지 못했다"라고 반성하며 "어려운 시기 중책을 맡아 너무나 어깨가 무겁지만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데 집중해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사랑받으며 성장하는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