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 판매 중단됐는데…HDC현산 담은 펀드 213개 어떻게 되나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1.21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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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편입 펀드.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HDC현대산업개발 편입 펀드.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두 차례 대형 붕괴사고를 유발한 HDC현대산업개발 주가가 7거래일 연속 급락세다. 이 종목을 편입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일부는 사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시스템에서 현대산업개발의 등급을 강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HDC현대산업개발을 편입하고 있는 국내 펀드는 총 213개다. ETF(상장지수펀드) 중에는 KB자산운용의 'KBSTAR 200건설 (13,240원 ▲45 +0.34%)',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 건설 (3,220원 0.00%)',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건설 (3,290원 0.00%)' 등이 있다.



KB와 미래 ETF는 '코스피 200 건설' 지수를 추종한다. NAV(순자산가치) 대비 HDC현대산업개발의 비중은 4.75%다. KODEX 건설 ETF는 'KRX 건설' 지수를 추종하며 NAV 대비 비중은 4.04%다.

액티브 펀드 중에는 신한자산운용의 '신한코리아가치성장(주식)'과 '신한Value(주식)'에 HDC현대산업개발이 2.03%씩 담겨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NH-Amundi성장중소형주(주식)'과 'NH-Amundi중소형주(주식)'에는 각각 1.86%, 1.83% 편입됐다.



증권가에선 당초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리츠 개발사업 본격화 등으로 올해부터 실적 턴어라운드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에 이어 대형 붕괴사고가 두 차례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시스템과 거버넌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건설업계 퇴출을 의미하는 등록말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한편, 서울시는 사고 다음날인 지난 12일 현대산업개발에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사전 통지하면서 이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

일련의 사건으로 주가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약세로 40% 넘게 급락했다. 시가총액도 6000억원 이상 축소됐다.


이에 이 종목을 펀드에 편입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 사태 때처럼 시장 조치가 내려진 것은 아니어서 아직 경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펀드 운용에 참고자료가 되는 ESG 등급 조정 등이 이뤄졌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패시브 펀드는 지수 추종이라 편입 비율을 조정하기 어렵고 액티브 펀드는 펀드 매니저가 기업 가치를 판단해 편입을 결정하기 때문에 비중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얼마 전 오스템임플란트 거래정지 이후에는 매니저들 의견이 '팔아야 한다', '가치는 변함 없으니 그대로 가야 한다' 등으로 반반 나뉘었는데 아직까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ETF는 지수 비중만큼 들고 가게 되고 나머지는 비중이 (1% 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이라며 "이 비중 관련해서는 가격 추이 등을 보고 향후 어떻게 대응할 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내 ESG 전담 조직을 갖추고 있는 경우 HDC산업개발에 대한 ESG 등급을 곧바로 강등한 사례도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외부기관 자문 외 추가로 사내 ESG위원회를 2020년 조직해 활용하고 있다.

이 운용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이벤트가 발생하면 ESG위원회에서 관련 요소를 검토하는데 이번 사건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의 ESG 등급이 바로 강등됐다"며 "ESG 등급은 펀드 매니저가 투자 의사를 결정할 때 비재무적 요건 중 하나로 참고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사내 ESG 운용 및 리서치 전담 조직을 갖추고 있다. ESG 관련 자체 평가 시스템을 활용해 ESG 펀드뿐 아니라 전체 펀드 운용에 확대 적용 중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자사 액티브펀드 내에는 HDC산업개발을 편입하는 경우가 없다"며 "다만 이 종목 관련해 최근 발표된 근거들로 볼 때 ESG 평가 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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