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양자컴퓨팅' 투자 이유 밝혀졌다…"전기차 배터리 연구"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22.01.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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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온큐 홈페이지 갈무리./사진=아이온큐 홈페이지 갈무리.


양자컴퓨팅 전문회사 아이온큐가 현대자동차그룹과 전기차 배터리 관련 연구에 협력하기로 했다. 아이온큐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투자한 회사로, 현대차는 이번 협력을 통해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아이온큐는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리튬 화합물과 배터리 내 화학 반응을 연구하는 VQE(변형양자아이겐솔버) 알고리즘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터는 현재 슈퍼컴퓨터보다 수백만배 빠른 연산이 가능한데, 이를 활용해 더 효율 좋은 배터리 활용 방법을 찾겠다는 의미다. 아이온큐는 "양자컴퓨팅 화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차세대 리튬 배터리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화학 반응을 보다 정밀하게 재현하고 제어하면서 배터리의 충전·방출 사이클과 그 용량, 내구성, 안전성 등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설립된 아이온큐는 기존 양자컴퓨터들과 달리 상온에서 작동 가능한 양자컴퓨터를 개발해 양자컴퓨팅 상용화에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가능성과 기술력을 인정 받아 현대차·기아, 삼성,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게이츠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DMYI와 인수합병 계약을 맺으면서 6억50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는데, 이중 절반 수준인 3억5000만달러를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전략적 투자자가 냈다.



당시 현대차·기아가 양자컴퓨팅을 활용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그 시작은 배터리 기술이 됐다. 이번 연구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밝힌 전기차 배터리 청사진의 일부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와 관련해 "(배터리 관련 업체와) 같이 셀을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생산은 배터리 업체에서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현대차와 아이온큐는 이번 연구가 2025년까지 연간 전기차 56만대 판매·신형 전기차 12종 출시 등의 목표를 이루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는 전기차에서 가장 비싼 부품으로, 전기차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이다. 주행거리와 차체 무게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양자컴퓨팅을 활용해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혁신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이온큐는 이와 관련 "(양자컴퓨팅을 통해) 비용과 시간 등을 아낄 수 있는 새로운 (배터리) 소재의 발견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태원 현대차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부사장도 "아이온큐와의 협업은 미래 모빌리티 다양한 분야의 소재 개발에 혁신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더 효율적인 배터리가 가져다주는 (시장에서의) 기회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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