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8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MMDA 포함)은 12월과 비교해 13조9333억원 줄어든 697조8698억원으로 나타났다. 요구불예금은 일정 기간 돈을 예치해야 하는 정기 예·적금과 달리 고객이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이다.
실제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이 일반 청약 시작 전날인 17일과 청약 첫 날인 18일 크게 줄기도 했다. 이틀 동안 이들 은행에서 5조3529억원의 요구불예금이 빠져나갔다. 이달 한 달 동안 줄어든 요구불예금 잔액의 38%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정기 예·적금 잔액마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요구불예금이 순식간에 줄었는데, 청약 증거금 용도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 날도 MMF 자금 인출이 이어지면서 일부 은행의 일 출금 한도가 조기에 소진됐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이날 오후 가입 고객 수가 많고, 규모가 큰 '대표' MMF 상품에 대한 이체를 제한했다. 이 외 은행들은 일 한도가 소진될 정도는 아니지만 출금이 늘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MMF 한도가 모두 소진된 경우는 처음 본다"며 "돈을 그야말로 빨아들이는 이벤트가 있어야 하는데 LG엔솔 청약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단기 자금의 이같은 급격한 감소는 이례적이다. SK아이테크놀로지(SKIET)나 크래프톤 공모주 일반 청약 당시에도 머니무브가 있었지만 MMF 한도가 소진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여력이 줄자 '예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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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일반 청약은 관련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KB증권·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 7곳에 몰린 일반 청약 증거금은 11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SKIET가 세운 기록 81조원을 훌쩍 넘어선 규모다. 청약 참여 건수 역시 442만여건으로 중복 청약을 금지한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