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디바이오센서 "코로나 반짝 아냐…현장분자진단 1위 할것"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01.1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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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영 에스디바이오센서 대표. /사진제공=에스디바이오센서허태영 에스디바이오센서 대표. /사진제공=에스디바이오센서


체외진단 전문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 (9,430원 ▼230 -2.38%)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큰 돈을 벌었다. 연간 매출 규모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729억원에서 2020년 1조6861억원으로 급증했다. 2021년 매출액은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2021년 영업이익은 3분기 누적으로 1조원을 훌쩍 넘었다. 매출은 급증했고 수익성도 뛰어나다. 하지만 주식시장 평가는 그리 높지 않다. 시가총액은 5조4114억원으로, 지난해 추정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5배에 못 미친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저평가는 코로나19가 끝나면 지금처럼 큰 돈을 못 벌 회사란 인식에 기반한다.



"1분기 주문 폭주…코로나19 아니라도 1조 매출 체력 갖출 것"
허태영 에스디바이오센서 대표는 이 같은 시장의 인식을 이해한다면서도 제대로 된 평가가 아니라고 밝혔다. 18일 새해를 맞아 진행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가 아니라도 이제 충분히 글로벌 진단 시장에서 경쟁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강조했다.

물론 코로나19 이전부터 신속진단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생산역량을 갖췄기 때문에 팬데믹 환경에서 대표 진단 기업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거기서 더 나아가 코로나19가 에스디바이오센서를 이전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기업으로 바꿨단 설명이다.



허 대표는 "지난해 실적이 단기적으로 고점일 수도 있다"며 "반면 올해 1분기 주문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저가 진단 제품도 많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먼저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을 찾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허 대표는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며 "코로나19가 끝나면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다시 2019년 상황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데, 그럴 일은 전혀 없다"고 자신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종식돼도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겠단 게 내부 목표"라며 "신성장동력인 현장분자진단으로 수천억원 매출 기반을 만들고 이에 더해 코로나19 외 다양한 질환에 대한 진단 제품을 추가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쌓은 기술력과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및 시장 신뢰, 해외 유통망, 생산 역량을 고려하면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 자체가 달라졌다"며 "세계 주요 선진국 진단 시장에서 대표 플레이어와 경쟁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신제품 신뢰 5년 걸리는데…출시하자마자 "먼저 달라"
코로나19 이후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믿는 구석은 현장분자진단기기 '스탠다드 M10'(STANDARD M10)이다. 지난해 8월 해외 시장에 먼저 출시했는데 이미 이탈리아, 덴마크 등에서 쓰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PCR(유전자증폭)과 LAMP(등온증폭방식) 모두 가능한 현장분자진단 제품으로 국내 첫 허가다. 신속하면서 진단 정확도가 높고 장비와 카트리지 외 추가 소모품이나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장에서 30~60분이면 진단 결과를 알 수 있다.

국내 허가를 받자마자 전국 병원에서 1000대 이상 주문이 쇄도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제 M10 대량생산을 시작했고, 국내 수요부터 대응할 계획이다.

허 대표는 "해외 주문도 많지만, 혁신적인 현장분자진단 제품을 국내에 먼저 공급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며 "신제품이 나와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면 5~6년이 걸리는데, M10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브랜드 인지도 및 혁신적인 성능 등을 앞세워 매우 빠른 기간 안에 시장에 안착했다"고 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M10을 앞세워 차세대 진단 시장을 이끌 현장분자진단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단 목표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현장분자진단기기 '스탠다드 M10'. /사진제공=에스디바이오센서에스디바이오센서의 현장분자진단기기 '스탠다드 M10'. /사진제공=에스디바이오센서
허 대표는 "그동안 진단은 중앙집중화 구조로 각지의 키트를 모아 큰 연구소에서 결과를 확인했는데, 앞으로 현장분자진단을 통해 환자와 가까운 전국 각 병원이나 기관에서 검사 결과를 빠르게 제공하는 환경으로 바뀔 것"이라며 "세계 현장분자진단 시장 1위 기업인 미국 세페이드(Cepheid)를 3~5년 안에 제치고 최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국면에서 M10을 전 세계에 빠르게 공급한다면 팬데믹이 끝나더라도 말라리아,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등 다른 질환 진단 카트리지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금 1조8000억원…글로벌 M&A 기대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또 하나의 무기는 자금력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번 돈이 있다. 이 돈으로 전 세계에서 적극적인 M&A(인수합병)에 나설 계획이다.

실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11월 남미 최대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브라질의 2위 진단 회사 에코디아그노스티카(Eco Diagnostica)를 인수했다.



허 대표는 "현재 1조8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을 갖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유럽에선 대리점 위주 영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주요 나라에 직판(직접판매) 체제를 갖출 것"이라며 "유럽 각지와 아프리카, 중남미에서 글로벌 플레이어에 못지 않은 유통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은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에 이어 M10의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이란 거대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해 M&A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A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사업 간 시너지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기술 및 영업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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