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큐어 대표 물러나라" 뿔난 주주들 행동 나섰다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2.01.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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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주가'가 발단…사측 "연내 프로젝트 진전 소식"

"아이큐어 대표 물러나라" 뿔난 주주들 행동 나섰다


헬릭스미스 (4,475원 ▲65 +1.47%)에 이어 아이큐어 (1,895원 ▼47 -2.42%) 소액주주들도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해임을 위한 표 대결을 예고했다. 발단은 낮은 주가다. 그러나 10년 넘는 시간을 들여 1% 미만 확률로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기업 특성을 감안할 때 단기 성과를 기반으로 경영진 교체를 시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단 지적도 나온다.

주주명부열람 신청 인용…위임장 확보 나설듯
1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아이큐어 (1,895원 ▼47 -2.42%) 소액주주연대 대표가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연대는 3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위임장 모으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이큐어 소액주주연대가 이번 주총에서 추진하려는 건 아이큐어 최대주주(작년 9월 말 지분 16.58%)인 최영권 대표 해임이다. 지난해 말 이들이 회사 앞에서 집회를 열면서 예고한 일이다. 소액주주연대는 당시 "주가가 품목허가 승인에도 하락했다. 주주 신뢰를 잃은 대표를 전문경영인으로 교체하라", "전환사채(CB) 한도 5000억원 정상인가" 등을 외치며 최 대표 퇴진을 요구했다. 2018년 기술특례 상장한 아이큐어 주가는 지난해 초 3만원을 넘어섰다 최근 1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작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았을 때도 주가가 연초 수준까지 올라가진 못했다. 이 상황에서 회사가 CB 한도를 올리고 잇따라 발행하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통상 CB는 주식 전환시 기존 주주가치를 희석시켜 악재로 여겨진다.

헬릭스미스도 올해 주총에서 표 대결이 예고된 바이오 기업이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들은 이사회 8명 중 5명을 소액주주 측 인사로 채워 김선영·유승신 대표의 대표이사직을 박탈한 후 경영은 소액주주 측 대표이사가, 임상은 김 대표가 맡는 체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사측과 두 차례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반년 만에 사측과 전쟁에 나선 건 경영진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고 봐서다. 소액주주 측은 온라인 카페에 게시글을 올려 "경영진 퇴출 실패로 끝난 다음날부터 주가가 전환사채 리픽싱 하한가인 2만1229원보다 800원 높은 가격까지 떨어졌다"며 "2만1229원으로 리픽싱이 됐을 경우 전환사채는 100만주에 가까운 주식으로 전환돼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이 전횡을 휘둘러도 해임이 불가능해진다"고 했다.



"경영진 교체시 연속성 떨어질 수도"

두 회사 소액주주들의 반발 교집합은 결국 낮은 주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주들은 투자한 기업 주가가 많이 오르고 배당도 많이 받는 것을 목적으로 투자를 하나 주식도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가 져야 한다"며 "단기간 내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고 경영권 분쟁을 제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바이오기업은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이 낮고 임상시험 기간이 많이 걸리는 특성이 잇다. 이를 감안하면 경영진 교체시 (개발의)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도 바이오기업 특성을 알고 주식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기업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현 경영체제에 힘을 실어달라는 입장이다. 아이큐어 관계자는 "주가가 낮아지긴 했지만 회사 차원에선 프로젝트들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큐어는 올 상반기 도네패질 약가를 받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도네페질 경구제 1일 1회 복용을 일주일 2회 패치 부착으로 개선해 복약 편의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세계 최초 도네페질(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패치제다. 이외에도 아이큐어는 2020년 미국 아보메드 파마슈티컬스와 공급계약을 맺고 파킨슨병 치료제(로티고틴패치) 미국 상업화를 준비 중이고 경구제로 만들어진 파킨슨병 치료제(프라미펙솔)를 패치제도 개발 중이다.

헬릭스미스도 연내 다수 임상 결과 발표를 앞뒀다.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 '엔젠시스' 당뇨병성 신경병증(DPN)의 글로벌 3-2상 데이터가 대표적이다. 엔젠시스 임상 성공은 김 대표가 올 10월까지 달성하겠다던 목표 중 하나다. 그는 작년 정기 주총에서 주주들에 "2022년 10월 31일까지 주가 10만원이나 엔젠시스 3상 성공 등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보유한 헬릭스미스 주식 전부를 출연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연내 국내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엔젠시스'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 임상 2상 결과, 코로나19 천연물 치료제로 개발 중인 '타디오스' 임상 결과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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