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中 밖으로 손뻗는다…배터리 핵심 재료 아프리카산 조달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1.1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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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광산업체와 아프리카산 흑연 연간 8000t 조달 계약

호주 광산업체 시라 리소시스의 아프리카 모잠비크 발라마 흑연 광산. /사진=시라 리소시즈 제공호주 광산업체 시라 리소시스의 아프리카 모잠비크 발라마 흑연 광산. /사진=시라 리소시즈 제공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흑연'을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세계 흑연 시장을 장악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달 남아프리카에서 세계 최대 흑연 광산 중 하나를 운영하는 호주 광산업체 시라 리소시스(Syrah Resources)와 흑연 조달 계약을 체결했다. '흑연'은 전기차 리튬 이온 배터리에 제작에 쓰이는 주요 광물이다. 시라 리소시스는 아프리카 모잠비크 발라마 광산에서 흑연을 생산해, 미국 루이지애나주 비달리아 공장에서 이를 가공하고 있다.



테슬라와 시라 리소시스 간 계약의 구체적인 거래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AP에 따르면 테슬라는 오는 2025년부터 시라 리소시스의 루애지애나 공장 생산량 80%에 달하는 8000톤(t) 규모의 흑연을 매년 조달할 예정이다. 모잠비크 최북단 카보 델가도주에 있는 시라 리소시스의 발라마 흑연 광산 연간 생산량은 35만t으로 세계 최대 규모에 달한다.

AP는 "연간 약 1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는 충분한 배터리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며 테슬라와 시라 리소시스의 이번 계약을 "전기차 제조업체와 리튬 이온 배터리에 중요한 광물 생산업체 간의 독특한 파트너십"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이번 계약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급망 차질 속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NEF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배터리 음극재용 흑연 수요가 향후 10년간 5배 증가할 것이라며 "전기자 제조업체 등이 중국에 (흑연 수입을) 지나치게 의존하면 미국과 유럽 등 국내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국가들이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영국 정보업체인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사이먼 무어스 대표는 "이번 거래는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세계 흑연 시장을 지배하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계획 중 하나"라며 그동안 중국에 치우쳤던 흑연 공급망을 확대하는 데 목적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계약 체결로 테슬라가 미국 내 전기차 조립공장과 가까운 곳에서 배터릴 생산을 늘릴 수 있게 됐다며 중국의 환경 문제에 대한 압박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현재 파나소닉과 미국 네바다주 리노 인근 배터리 제조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가이드하우스인사이트의 샘 아부엘사미드 분석가는 "전기차 수요 증가 예상에 따라 상대적으로 부족한 배터리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테슬라가 모잠비크산 흑연의 공급을 확대해도 중국 측의 반발은 없을 것으로 봤다. 중국이 테슬라 이외 다른 전기차 제조업체에도 흑연을 공급 중이고, 중국 내부에서도 전기차 생산 및 판매량 증가에 따라 흑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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