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남양유업, 올해 건기식·영양식으로 정상화한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2.01.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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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적자 예상… 경영지배인 체제·대유위니아 자문 등으로 적자 탈피 목표

'적자' 남양유업, 올해 건기식·영양식으로 정상화한다


남양유업 (509,000원 ▲9,000 +1.80%)이 올해 건강기능식품과 영양균형식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경영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코로나19(COVID-19)와 '불가리스 사태' 등으로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영업적자가 예상되는데, 경영지배인 체제 하에 올해 수익성 개선 등으로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경영권 조건부 인수 계약을 맺은 대유위니아그룹이 경영 정상화 자문을 맡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올해 경영 목표를 정상화로 잡았다. 이를 위해 브랜드 가치 제고로 제품 수익을 개선하고 건강기능식품, 영양균형식 등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저출산 시대가 되면서 우유·분유 시장이 작아지고 있어 성장하는 건기식과 영양균형식 시장을 겨냥해 타깃층을 넓힐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적자를 탈피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해 2월 간·장·위 건강에 도움을 주는 '포스트바이오틱스 이너케어'로 건기식 시장에 진출했다. 2019년 11월엔 중장년층을 위한 단백질 식품 '하루근력'을 출시했다. 이들 제품군을 확대해 커지는 건기식 시장을 공략해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2020년 771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남양유업은 지난해에도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적자가 580억원이다. 매출도 감소세다. 2019년 1조308억원에서 2020년 9489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7106억원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분유 등 수익창출 품목의 매출 정체와 코로나19 따른 내수경기 침체, 우유급식 제한 등으로 매출 신장의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자사 발효유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발표해 공분을 샀던 불가리스 사태 등에 따른 불매운동 등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승언 남양유업 경영혁신위원장/사진= 남양유업김승언 남양유업 경영혁신위원장/사진= 남양유업
남양유업은 지난해 10월 선임한 경영지배인 김승언 경영혁신위원장을 주축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올 초엔 이기웅 미래전략본부장을 상무보(미등기 임원)로 승진시키고 불가리스 사태 이후 공석이던 연구소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대유위니아의 도움도 받고 있다. 지난달 20명 규모의 대유위니아 자문단이 남양유업에 파견됐다. 현재는 대유위니아측 인사 6명이 남아 △매니지먼트 총괄 △영업본부장 △마케팅실장 △기획지원실장 △경영기획담당 △디자인담당을 맡아 조언을 주고 있다. 조직체계도 기존 본부-부문-팀에서 대유위니아와 같은 실-담당-팀으로 바꾸고 조직을 세분화했다.


이에 대해 홍 회장 측과 남양유업 경영권 매각 관련 소송 중인 한앤컴퍼니는 대유위니아와 경영 통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김승언 경영지배인을 중심으로 기존 임직원들이 경영 정상화에 노력하고 있고, 경험이 많은 대유위니아 측 인사들이 자문을 해주고 있다"며 "자문단의 월급은 대유위니아 측에서 지급하고, 대유위니아에서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남양유업에 자문단을 보내는 것은 홍 회장이 소송에서 이길 경우 정상화된 남양유업을 매수하기 위한 일종의 투자"라며 "남양유업이 수출이 활발한 대유위니아의 유통망도 활용할 수 있는 등 경영 시너지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사임할 예정이었던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와 모친 지종숙 이사 등은 여전히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지난해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이를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주주총회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사내이사 변경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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