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여건이 좋지 않을 때는 투자기준을 재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으며 전방산업까지 확대되는 기업을 찾으면 좋다. 신규사업이나 아이템이 소비 트렌드에 맞으면 더욱 좋다. LG이노텍은 이런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회사다.
(서울=뉴스1) =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본사 1층에 마련된 오프라인 전시관인 '이노테크홀' 모습
1999년 3월 LG C&D(금성알프스전자)와 LG정밀(금성정밀공업)이 합병되며 방산, 부품 사업을 영위했다. 2000년 5월 LG이노텍으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2004년 방산사업을 매각한 후 2008년 7월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다. 2009년 7월 코스닥법인 LG마이크론(LG전자 PCB사업인수)과 합병되며 현재의 사업부 구조를 갖게 됐다.
2020년 매출액 기준 사업부문별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은 각각 △광학솔루션 71%, 66% △기판소재 13%, 37% △전장부품 12%, -6%(적자) △전자부품 및 기타 4%, 3% 등이다. 주요주주는 LG전자(40.79%), 국민연금(10.95%)이다.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주요제품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에 적용되는 카메라 모듈, 3D센싱 모듈, ToF(타임오프플라이트) 카메라로 주가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애플을 중심으로 한 북미지역 매출비중이 90% 이상이다. 스마트폰 전방 산업 침체에도 불구하고 멀티카메라 채택에 따른 수량증가와 TOF 등 센서 기능강화에 따른 단가상승 등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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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판소재 사업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이 전방산업이다.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Tape Substrate),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Pakage Substrate), 포토 마스크(Photo Mask)가 주요 제품이다. 테이프 스브스트레이트는 테이프 형태의 기판을 말하는데, TV 등 디스플레이 패널을 메인회로 기판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는 집적회로, 저항기 또는 스위치 등 전기부품들이 납땜되는 얇은 판이다. 반도체 칩과 PCB(메인보드)가 패키지 될 때에 칩과 PCB를 전기적으로 연결해주고 패키지를 습기나 불순물, 외부충격에서 보호한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과 기판소재, 자동차 전장부품의 강점 주목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 사진제공=LG이노텍
전장부품 사업부는 자동차용 모터센서와 카메라, 통신, EV파워, LED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원스탑 쇼핑이 가능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고객사 입장에선 생산 및 발주계획을 세우기 쉽고 일관성 있는 품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터센서 고객은 현대기아차, LG계열사 비중이 높고 통신모듈은 블루투스 기술기반을 통해 LG전자 텔레메틱스로 납품하고 있다. 파워모듈은 최근 EV향으로 성장이 일어나고 있는데 EV BMS , DC/DC 컨버터 제품의 수주 급증하고 있다. 차량용 LED조명 모듈은 LG전자가 인수한 ZKW와 높은 시너지 효과로 마진도 좋다. 다만 사업규모가 아직 크지 못했고 고정비용 탓에 적자가 나온다는 점이 문제다.
기타 사업부는 디프슬레이용 통신, 파워 모듈등의 전자 부품과 BLU(백라이트유닛)와 조명, 차량용 LED(UV)등이 있다.중국 발 경쟁심화로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며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 수년전부터 규모축소와 사업효율화가 진행되고 있는 부문이다.
주목할 점은 LG이노텍의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이다. 최근 수년간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진정한 슈퍼 어닝을 보였다. 2016년부터 2021년(신한금융투자 추정)까지 매출액은 5조7545억원→7조6413억원→7조9753억원→9조5417억원→9조2225억원→14조281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48억원→2964억원→4763억원→6810억원→8344억원→1조2567억원으로 10배 넘게 성장했다. 매출은 매년 30%, 영업이익은 220%씩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가 드라마틱했는데 매출증가율 55%에 영업이익 증가율 50%를 기록했고, 그 어렵다는 10조원 매출 허들도 허무하게 뛰어넘었다. 매 분기마다 컨센서스(시장평균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올해 예상실적은 매출 14조4420억원, 영업이익 1조3581억원(신한금융투자)이다.
2016→2021년 매출 2.5배, 영업익 11.9배 비결은?
서울 강서구 마곡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 전장 사업 관련 쇼룸. /사진=이정혁 기자
특히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2020년 상반기 아이폰 부품생산업체들의 가동중단 여파로 전세계 애플 오프라인 매장이 폐쇄된 적이 있는데, LG이노텍이 당시 대안으로 등장해 반사이익을 입었고 추세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고화소 카메라 수요가 커지며 판매단가도 크게 높아졌다. 반도체 기판의 매출도 좋았는데 원/달러 환율이 오른 것도 긍정적이었다.
올해 실적전망도 나쁘지 않다. 최근과 같은 폭발적인 외형성장은 어렵지만 영업이익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우선 주력사업인 카메라 업황이 예상보다 견조하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멀티카메라 내 메인, 초광각, 울트라 모듈 각각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고객사의 카메라도 업그레이드된다.
LG이노텍의 경우 제품 공급가격 인상이 가능한 시점이다. 여기에 해외 경쟁사들과 비교해 생산차질이 없는 편이라 고객사들과 협력관계도 돈독해졌다. 카메라와 통신모듈, 패키징기판 등 주력 아이템 모두 전망이 좋다는 얘기다.
올해 XR(AR과 VR을 동시에 구현하는 확장현실) 시장이 열린다는 점도 LG이노텍이 주목받는 이유다. 올해 애플은 XR구현을 위한 필수 기기인 혼합현실(MR) 헤드셋을 선보일 예정이다. MR은 현실 세계에 가상현실(VR)을 덧씌워 현실과 가상세계 간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한 기술이다. 애플은 올해 6월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이 신제품 기기를 공개한 뒤 연내에 이를 출시할 계획이다.
발열 등 기술적인 문제로 개발 및 출시시점이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긴 하지만 스마트폰에 이은 새로운 마켓 체인저가 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최대 수혜자는 3D 모듈 공급업체다. MR헤드셋에는 OLED, 고성능 카메라가 필수다. 가상 스크린에서 사람 시선이 끊기지 않고, 좌우로 흔들림 없이 빠르게 구현하려면 해상도는 물론, 응답속와 경량화도 필수적인데 이를 만족하는 업체는 몇 안된다.
LG이노텍은 글로벌 1위 3D 모듈 공급사로 이미 다수의 플랫폼 업체들과 개발, 공급 경험이 있다. 최소 수조원 단위의 신규 시장이 개화하는 만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증권가 "LG이노텍 XR, 애플카 핵심주로 부상할 것" 목표주가 50만원 제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LG이노텍 목표주가 상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는 30만원 정도가 제시됐는데 최근 1 ~2개월 사이에 목표주가 50만원을 제시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XR관련 매출액은 2022년 약 1500억원에서 2026년 약 5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장기적으로 XR기기는 기존 PC와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까지 대체 가능한 초고성능 IT기기로 성장할 것이며 LG이노텍의 현재 주가는 과도한 저평가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주가상승 여력이 큰 것은 사실이나 단기적으로는 차익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XR 및 자율주행차 출시루머를 비롯해 메타버스 ETF 효과로 LG이노텍의 주가가 급등하며 12개월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 상단인 2.1배에 도달했다"며 "차익 실현 매물과 계절적 비수기가 다가옴에 따라 단기적으로 조정 가능성을 받을 수 있는 부담이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