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등 중앙아메리카 지역 국가들. /사진=구글지도
쿠바 자체 개발 백신 압달라를 접종받는 시민/사진=AFP
보건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아 접종 속도도 빨랐다. 각 지역사회 내에는 진료소가 촘촘하게 배치돼 있으며, 가정의와 간호사가 상주한다. CNBC는 이러한 의료 체계가 시골 지역까지 신속하게 백신을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쿠바 자체 개발 백신, 어떻길래?쿠바의 코로나19 백신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재조합 단백질(항원 합성)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소아 B형 간염, 백일해 등 백신에 수십 년간 사용돼온 기술로, 다른 방식 기반 백신들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유럽연합(EU)에서 긴급사용을 승인받은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도 재조합 단백질 기반 백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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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 소르베나 02 접종을 준비 중인 의료진/사진=AFP
아울러 쿠바 정부가 자체 개발 백신의 지식재산권을 저소득국들과 공유할 방침이다. 코로나19 백신의 불평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백신 특허 등 지재권 보호를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백신 제조사들은 이를 쉽게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막대한 수익 때문이다. 커크 교수는 "쿠바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지구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최소한의 이윤을 붙여 공급한다는 계획이며, 일부 다국적 제약사처럼 터무니없는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쿠바의 백신이 저소득국에만 희망을 주는 것은 아니다. 저소득국의 접종률이 높아지면, 백신 불평등으로 인해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고 팬데믹이 계속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어 전 지구적 이익이 된다. 영국 글래스고대의 헬렌 야페 교수는 "쿠바의 자체 개발 백신의 의미는 엄청나다.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오미크론의 탄생에서 알 수 있듯이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은 국가에서 변이가 발생해 선진 자본주의 국가로 유입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쿠바의 백신들이 아직 WHO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쿠바 백신 개발을 주도하는 국영 핀라이 백신연구소는 올해 1분기에 긴급사용 승인에 필요한 문서를 WHO에 제출할 예정이다. CNBC는 "WHO의 승인이 전 세계에서 쿠바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