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익률 1위'가 어쩌다…겹악재 만난 게임 ETF 18% '뚝'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1.15 08:12
글자크기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열풍 속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게임 테마 ETF가 올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펀드 내 비중 큰 종목의 개별 악재와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 미국의 조기 긴축 우려 등이 겹치면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STAR 게임테마 (8,265원 ▼125 -1.49%)' ETF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17.18% 하락했다. 같은 기간 'TIGER K게임 (6,980원 ▼105 -1.48%)'은 17.91%, 'KODEX 게임산업 (6,340원 ▼170 -2.61%)'은 18.30% 약세를 보였다.

게임 ETF는 지난해 국내 ETF 수익률 상위에 포진했다. 'KBSTAR 게임테마'와 'TIGER K게임'은 지난 한 해 7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올리며 ETF 시장을 휩쓸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국내 게임주에 악재가 겹치면서 ETF 시세도 맥을 못춘다.



게임주 부진 이유는 복합적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재차 조기 긴축 기조를 확인하면서 기술 성장주에 직격탄을 때렸다. 외국인과 기관이 게임, 바이오, 인터넷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에 나서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일부 게임주 주가를 끌어내리기도 했다. 국내 게임 대장주인 크래프톤은 52주 최저가를 경신했고 증권가는 올해 실적 추정치와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과 달리 신작 '뉴스테이트'의 초반 성과가 기대치에 못미치면서 올해 실적 추정치를 하향했다"며 목표가를 70만원에서 57만원으로 18.5% 내려잡았다.


이어 "크래프톤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6.6% 증가한 2098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인 2612억원을 하회할 전망"이라며 "올해 매출액 추정치는 2조7480억원으로 종전 추정치인 3조4440억원 대비 20.2% 하향한다"고 밝혔다.

게임 ETF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위메이드의 경우 최근 경영진 '먹튀' 논란 등으로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 13일 기준 'TIGER K게임'에는 이 종목이 13.42%로 가장 많이 담겨 있다. 'KBSTAR 게임테마'와 'KODEX 게임산업'에서는 각각 8.85%, 8.29% 차지한다.

다만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코인 거래소에 상장하며 유통 스케줄을 공개하게 돼 있고 매월 위믹스 1000만개를 매도하겠다고 밝혔다"며 "발행과 함께 100% 위메이드가 보유하고 있던 코인인 만큼 유통물량을 꾸준히 공급하고 있는 셈"이라고 기습 매도 논란을 일축했다.

지난해 게임주 급성장의 동력이었던 'P2E'(Play to Earn) 시장과 관련해서도 서비스 불확실성 우려가 제기됐다. P2E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게임으로 돈을 버는 것을 말한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관심이 높았던 P2E 모바일 게임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에 대한 등급 분류 취소 결정이 내려져 게임을 즐기면서 돈을 함께 벌 수 있는 P2E 국내 서비스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1항 7조 '게임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결과물은 환전할 수 없다'는 내용에 따라 무돌 삼국지에 대해 등급 분류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 연구원은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작년에 15개 이상의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 취소 판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며 "6월에 등급분류 취소 판정을 받은 P2E 게임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의 개발사 스카이피플은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