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두바이월드엑스포 행사장 전경 / 두바이(UAE)=김성운 MTN PD
지난해 10월 개막해 올 3월까지 열리는 '2020 두바이 월드엑스포'(이하 두바이엑스포)의 주제는 '마음의 연결, 미래의 창조'(Connecting Minds, Creating The Future)다. 과거 첨단기술의 각축장으로 여겨지던 월드엑스포가 이른바 '문화올림픽'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020 두바이월드엑스포 '테라(Terra)관'에 설치된 거대 나무형 태양광 패널/두바이(UAE)=김성운 MTN PD
2020 두바이 월드엑스포 사우디 아라비아관 내부를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두바이(UAE)=김성운 MTN PD
핀란드의 경우 '미래의 행복을 공유하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핀란드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인 안정성, 지속가능성, 혁신을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핀란드관 관계자는 "정부, 회사, 그리고 시민(개인)들이 전세계의 환경의 미래에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순환 경제라는 아이디어를 정밀하게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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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엑스포 취지에 부합하게 첨단기술로 이룩할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상을 선보인 곳들도 여럿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관은 친환경에너지, 스마트시티, 생물다양성 등 세 가지 주제의 첨단기술을 전하는 대학 캠퍼스처럼 꾸몄다. 연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혁신적인 풍력발전 시스템 '에너카이트(ener-kite)', 케이블 대신 자기장을 활용한 엘리베이터형 실내이동수단인 '몰티(multy)' 등이 이목을 끈다. 프랑스관은 로테르담 대성당의 복원과정을 AR(증강현실) 기술로 실감나게 보여준다.
드미트리 케르켄테즈(Dimitri Kerkentzes) BIE(세계박람회기구) 사무총장이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 BIE 사무국 본부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파리(프랑스)=민동훈 기자
이러한 지향점의 변화는 2030 월드엑스포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도 유심히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는 2030년 월드엑스포 주제를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Transforming Our World, Navigating Toward a Better Future)'로 잡았다. 개최 후보지인 부산은 한국 경제발전의 전초기지였고, 피원조국에서 원조국으로 발전한 대한민국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도시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포용, 개방, 융합의 키워드를 갖춘 항만도시 부산은 양극화, 민족·국경·종교 분쟁과 같은 당면한 인류적 고민을 해결할 실마리가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부산은 2030년 월드엑스포를 통해 기술격차, 기후변화 등 전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대전환의 모멘텀을 전 세계에 제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여러분, 이게 자동차란 겁니다"...車·전화기 처음 공개된 곳은?
2020 두바이 월드엑스포 행사장 전경 / 두바이(UAE)=김성운 MTN PD
초기 엑스포는 진보한 과학기술을 과시하는 경연장이었다. 1876년 미국 필라델피아 엑스포에서는 전화기와 재봉틀이 첫선을 보였고, 1878년 프랑스 파리 엑스포는 축음기의 시제품을 소개했다. 자동차는 1885년 벨기에 안트베르펜 엑스포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1915년 샌프란시스코 엑스포에서는 에디슨이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동부 뉴저지 주 자신의 집까지 미국 대륙을 잇는 장거리 전화를 최초로 시연하기도 했다.
1933년 시카고 엑스포에서는 코카콜라사가 세계 최초의 자판기를 내놨으며 1970년 동아시아 최초로 열린 일본 오사카 월드엑스포에선 '아이맥스' 기술을 세상에 처음 소개했다.
과거 엑스포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심지어 올림픽조차도 월드엑스포의 부대행사에 불과했다. 제2회 올림픽은 1900년 파리세계박람회 기간에 열렸다. 세계박람회에 쏠린 관심을 토대로 올림픽의 흥행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재정지원도 엑스포 주관기관으로부터 받았을 정도다.
2030부산월드엑스포 후보 부지 전경 / 사진제공=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이러한 변화의 조짐은 2015년 밀라노 월드엑스포부터 감지됐다. 밀라노 엑스포의 주제는 '지구의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Feeding the Planet, Energy for Life)'였다. 배고픔·비만 등 인류가 당면한 양극화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를 뒷받침할 소주제 역시 △식품 안전 및 품질에 관한 과학과 기술 △농업과 생물 다양성을 위한 과학과 기술 △농·식품 유통 혁신 △식생활 교육 △더 나은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식품 등으로 구성했다. 참가국과 기업들도 친환경·음식 등에 초점에 맞춰 전시관을 꾸렸다.
2020 두바이 엑스포에서도 인류문명 진보의 방향을 제시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번엔 탄소중립, 환경문제가 엑스포 전반을 관통하고 있다. 두바이엑스포 조직위는 '마음의 연결, 미래의 창조(Connecting Minds, Creating th Future)'라는 대주제 아래 이동성(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blity), 기회(Opportunity) 등 소주제를 제시했다. 참가국들은 이에 맞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친환경 정책, 에너지전환에 의미를 부여하고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고민을 전시관에 담아냈다. 전시장 건설과 운영은 친환경 건축자재와 재생에너지에 상당부분 의존했다.
앞으로도 월드엑스포는 인류가 당면한 공동의 문제에 대한 해답찾기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한국은 올림픽, 월드컵에 이어 등록박람회까지 개최한 7번째 국가가 된다"면서 "그린·인간중심 스마트도시·열린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제시하며 연대와 협력, 포용과 상생의 이야기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2030 부산월드엑스포의 주제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Transforming our world, Navigating toward a better future)'로 정해졌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부산 북항에서 2030 부산월드엑스포가 성사될 경우 6개월간 200개국에서 5050만명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생산유발 효과 43조원, 부가가치 18조원, 고용창출 50만명의 경제효과를 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2002년 월드컵(생산유발효과 11조5000억원)은 물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20조5000억원)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