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사진만 봐도 딱 걸린다…펫보험 사기 잡는 이 '기술'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22.01.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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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업팩토리]비문·안면인식으로 동물 식별…동물유기·보험악용 막아

편집자주 '테크업팩토리'는 스타트업과 투자업계에서 가장 '핫'한 미래유망기술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우리의 일상과 산업의 지형을 바꿀 미래유망기술의 연구개발 동향과 상용화 시점, 성장 가능성 등을 짚어봅니다.

강아지 이미지/이미지투데이강아지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코 사진만 봐도 딱 걸린다…펫보험 사기 잡는 이 '기술'
펫보험(반려동물 의료보장 보험) 활성화의 걸림돌이었던 개체 식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강아지 등 반려동물의 생체특징을 인식하고 구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펫테크 스타트업이 늘면서다. 사람의 지문인식처럼 비용·윤리적 논란에서도 벗어나 있어 마이크로칩을 대체하고 펫산업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펫나우는 반려동물의 비문(鼻文·코 주름)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반려동물 비문이 사람의 지문처럼 저마다 다른 패턴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기술이다. 스마트폰으로 코 사진만 찍으면 자동으로 신원이 확인된다. 펫나우는 이같은 기술로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펫나우 외에도 반려동물의 신원인식에 주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스타트업 핏펫은 2020년 반려동물 비문인식 솔루션 '디텍트'에 대한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핏펫의 디텍트 역시 AI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동물의 비문을 인식해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확인시험에서 정확도 99% 이상을 기록했다. 펫나우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축적된 비문 이미지는 1만6000여건에 달한다.

비문 대신 안면을 인식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스타트업 블록펫은 반려동물의 얼굴 특징을 활용해 안면을 인식하는 '펫페이스ID'를 개발했다. 이후 동물 개체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관리해 보안부분도 강화했다. 블록펫 측은 미용 상태나 나이 변화에 의한 외모변화까지 데이터화돼있다고 강조했다.



"식별기술, 펫보험 부당청구 막고 가입 늘릴 것"
코 사진만 봐도 딱 걸린다…펫보험 사기 잡는 이 '기술'
이같은 스타트업 기술을 가장 기다리고 있는 곳은 보험업계다. 보험업계는 스타트업 개체 식별 기술이 펫보험 가입 확대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펫테크 스타트업 관계자는 "강아지의 경우 마이크로칩에 대한 거부감으로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등록률이 40% 수준이고 고양이는 의무대상도 아니어서 개체를 식별하기 어렵다"며 "보험업계도 보험상품 하나를 가입해서 여러 동물이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가격인하, 보험금 지급 간소화 등 소비자편의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 핏펫의 경우 2019년 DB손해보험과 비문인식기술 디텍트를 활용해 펫보험 상품을 출시했었다. 보험금을 청구할 때마다 비문을 대조해 실제 지급대상이 맞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펫나우 역시 보험사와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핏펫은 한 발 더 나아가 2023년까지 자체적으로 펫 보험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정부는 "비문인식, 마이크로칩 대체 안돼"…규제가 발목잡나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반려견 놀이터를 찾은 시민들과 반려견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뉴스1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반려견 놀이터를 찾은 시민들과 반려견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뉴스1
다만 해당기술이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기술의 정확도 향상과 함께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서 안면·비문인식 기술을 허용하는 등 규제완화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행 동물등록법은 반려견 등록을 마이크로칩 등 내·외장형 무선식별장치로만 허용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블록펫과 페이블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규제샌드박스로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규제특례를 적용받았지만 강원도 춘천시로 지역이 국한됐다. 블록펫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춘천시에 서비스를 하고 2차 실증 장소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펫테크 스타트업 관계자는 "동물 개체 식별 기술이 제도적으로 인정받는다면 낮은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등록률을 높여 유기견·유기묘 등 사회적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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