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부담 덜자 들썩이는 설…특급호텔 "선물사러 오세요"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2.01.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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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기준 완화에 프리미엄 설 선물세트 수요 증가…특급호텔 20~200만원대 선물세트 구성

롯데호텔 설 선물세트. /사진제공=롯데호텔롯데호텔 설 선물세트. /사진제공=롯데호텔


올해 설 명절부터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 기준 완화로 선물 가액이 늘어나며 선물세트 구매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일찌감치 설 선물세트를 찾는 사람들로 붐비는 가운데 특급호텔도 명절 대목을 노리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거리두기로 만나기 어려운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프리미엄을 강조한 선물세트로 호캉스(호텔+바캉스)족 공략에 나섰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부터 설·추석 명절에 한해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 범위를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키로 결정하면서 설 선물 매출이 증가세다. 이마트가 지난달 16일부터 26일간 설 선물세트를 판매한 결과 전년 설 명절보다 매출이 10.5% 증가했다. 특히 20만원을 넘는 고가 상품의 매출이 12.6% 늘었다. SSG닷컴도 20만원대 냉장 한우 37% 증가하는 등 고가 상품이 잘 팔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특급호텔도 설을 한 달여 앞둔 새해 초부터 선물세트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호텔이 지난 3일 업계에서 가장 먼저 서울과 월드, 제주, 시그니엘 서울과 부산 등 주요 지점에서 선물세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신라호텔과 조선호텔앤드리조트 등 토종 호텔 뿐 아니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노보텔 동대문 앰배서더 등도 예약판매를 개시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명품 한우 VIP 세트. /사진제공=조선호텔앤리조트조선호텔앤리조트 명품 한우 VIP 세트. /사진제공=조선호텔앤리조트
호텔들이 내세운 선물세트 키워드는 '프리미엄'이다. 김영란법으로 고를 수 있는 선물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상향된 데다, 거리두기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분출하며 프리미엄·럭셔리 소비 트렌드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지속됐던 지난해 설과 추석 명절 당시 특급호텔 이미지를 강조해 일반 유통업계와 차별화한 선물세트를 선보이며 쏠쏠한 재미를 보기도 했단 점에서 호텔마다 기대감이 적지 않다. 기존 구매력이 높은 호텔 VIP 뿐 아니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태어난 세대)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스몰 럭셔리' 소비가 유행하고 있고, 호캉스나 뷔페·레스토랑 등을 이용하며 호텔에 대한 거리감이 가까워지면서 럭셔리한 구성의 호텔 선물세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라며 "김영란법 기준 완화로 고가 선물 수요도 늘어난 만큼 호텔선물의 경쟁력도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선호텔은 20만원대부터 150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고가 한우상품을 구성했다. 특히 원하는 부위를 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을 다양화해 선택권을 넓혔다. 스킨 포장 방식의 기법을 적용해 보관을 용이하게 하면서 고급상자와 보자기로 포장해 배송하는 등 호텔 특유의 '버틀러(투숙객에게 VIP 케어를 하는 호텔 직원)' 서비스까지 녹였단 설명이다.

조선호텔은 설 선물세트로 호텔 스위트룸에 적용한 최고급 침구세트 등을 판매한다. /사진제공=조선호텔앤리조트조선호텔은 설 선물세트로 호텔 스위트룸에 적용한 최고급 침구세트 등을 판매한다. /사진제공=조선호텔앤리조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최상급 한우 특수부위와 독도 도하새우를 세트로 만든 200만원의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단 20세트만 준비했는데 고객 수요가 적지 않다. 신라호텔도 고급 식재료인 송로버섯에 올리브 오일과 바질 페스토, 치즈 크림 소스 등을 한 데 엮은 '프리미엄 고메' 상품을 내놨다.


특급호텔이라 가능한 이색 선물세트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웨스틴 조서 서울은 최고급 스위트룸 객실에 구비한 침구 세트를 비롯, '조선호텔 타월세트', '조선호텔 배스로브' 등을 설 선물세트로 내놨다. 시그니엘 서울도 자체 상품인 디퓨저와 호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뷔페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판매한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도 메종 글래드 제주 숙박권 등을 선물세트로 판매하고 있다.

신라호텔은 올해 처음으로 호텔 셰프의 레시피를 더한 '프리미엄 떡갈비 밀키트'를 선물세트로 출시했다. 삼성전자 조리기기인 '비스포크 큐커'를 통해 조리할 수 있는 전용 밀키트인데, 코로나 비대면에 따른 '홈쿡' 트렌드를 노렸다. 호텔 관계자는 "지난해 집에서 즐기는 호텔 파인 다이닝을 콘셉트로 선보인 프리미엄 밀키트가 홈파티 수요로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 이번 선물세트로도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라호텔이 호텔 셰프의 레시피를 담아 만든 '프리미엄 떡갈비 밀키트' 선물세트. /사진=호텔신라신라호텔이 호텔 셰프의 레시피를 담아 만든 '프리미엄 떡갈비 밀키트' 선물세트. /사진=호텔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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