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표대결' 예고…헬릭스미스, 소액주주 '이사회 과반 확보' 추진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2.01.1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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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김선영·유승신 대표직 박탈, 임상 진두지휘만
사측 "엔젠시스 개발 추진동력 강화…지켜봐달라"
올해 엔젠시스·코로나19 치료제 등 임상결과 공개

또 '표대결' 예고…헬릭스미스, 소액주주 '이사회 과반 확보' 추진


헬릭스미스 경영진과 소액주주들이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또 한 번 맞붙는다. 소액주주들은 이사회 과반을 소액주주 측 인사로 채우고 김선영·유승신 대표의 대표이사직 박탈에 나설 계획이다. 사측은 임상 성공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현 경영진 체제가 유지돼야한단 점을 내세워 경영권 방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최근 헬릭스미스 (4,475원 ▲65 +1.47%)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주주명부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주주명부를 확보한 소액주주들은 3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위임장 모으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헬릭스미스는 지난해 3월, 7월에 이어 1년 새 소액주주들과 분쟁만 세 차례 겪게 됐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들은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과반을 소액주주 측 인사로 채우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임기가 만료되는 서제희 사내이사 자리에 소액주주 측 인사를 선임하고 사외이사 2인을 소액주주 측 인사로 교체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작년 소액주주 측 제안으로 선임된 김훈식·최동규 사내이사를 포함해 헬릭스미스 이사회 구성원 8명 중 5명이 소액주주 측 인사가 된다. 이후 이사회에서 김 대표·유 대표의 대표이사직을 박탈해 경영은 소액주주 측 대표이사가, 임상은 김 대표가 맡는 체제를 만들겠다는 게 소액주주 측 계획이다.

헬릭스미스와 소액주주들은 지난해에도 두 차례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정기 주총에선 유상증자, 파생상품 투자 손실 등 경영진에 쌓인 불만 표시로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안건을 부결시켜 이들이 보수 0원으로 근무하게 했다. 임시 주총에선 김 대표·유 대표 등 경영진 해임(주주제안 의안 상정)을 추진했다. 특히 임시 주총에선 소액주주들이 43.43% 지분을 확보해 회사 측 21.7%를 압도했다. 다만 대표 해임은 상법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 출석하고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2 이상 찬성해야해 헬릭스미스 경영진도 가까스로 자리를 지켰다.



소액주주들이 반년 만에 사측과 전쟁에 나선 건 경영진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고 봐서다. 소액주주 측은 온라인 카페에 게시글을 올려 "경영진 퇴출 실패로 끝난 다음날부터 주가가 전환사채 리픽싱 하한가인 2만1229원보다 800원 높은 가격까지 떨어졌다"며 "2만1229원으로 리픽싱이 됐을 경우 전환사채는 100만주에 가까운 주식으로 전환돼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이 전횡을 휘둘러도 해임이 불가능해진다"고 배경을 밝혔다.

회사 측은 임상 성공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현 경영 체제에 힘을 실어달라는 입장이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회사 구조의 개선과 전문화를 통해 경쟁력과 신뢰도 제고는 물론 엔젠시스 개발의 추진 동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혁신 유전자치료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총체적 혁신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헬릭스미스는 연내 다수 임상 결과 발표를 앞뒀다. 성공에 사활을 건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 '엔젠시스' 당뇨병성 신경병증(DPN)의 글로벌 3-2상 데이터가 대표적이다. 엔젠시스 임상 성공은 김 대표가 올 10월까지 달성하겠다고 공표한 목표 중 하나다. 그는 작년 정기 주총에서 "2022년 10월 31일까지 주가 10만원이나 엔젠시스 3상 성공 등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보유한 헬릭스미스 주식 전부를 출연하겠다"고 했다. 사측은 DPN 3-1상이 지난해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서 '1분기 주목할 만한 임상 결과'로 선정된 점을 주목하는 중이다.


또 연내 국내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엔젠시스'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으로 불림) 임상 2상 결과, 코로나19 천연물 치료제로 개발 중인 '타디오스' 임상 결과도 공개된다. 이중 타디오스는 3개 식물 소재로 구성된 생약 복합추출물로 코로나19 감염 후 야기되는 급성 폐손상 억제 등 연구 결과가 지난해 초 학술지 '에스노파마콜러지 저널'에 실리기도 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지금까지 개발된 백신들의 한계점이 명확히 드러난 지금 타디오스 임상 결과가 유의미할 경우 주목도가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전자·세포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도 본격화한다. 지난해 서울 마곡 본사 1개 층에 유전자·세포 치료제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시설 내 동물실험실은 민간 최대 규모다. 헬릭스미스는 작년 자회사 카텍셀을 1호 고객사로 유치했으며 40여개 국내 바이오사를 잠재고객으로 보고 접촉 중이다. 2023년 CDMO 사업에서 매출 100억원을 올리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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