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전면에 나선 제약사 오너 2·3세...공격적 IPO 나선다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2.01.1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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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전면에 나선 제약사 오너 2·3세...공격적 IPO 나선다


제약사의 오너 2~3세들이 대표 이사에 오르거나, 오랜 시간 동안 지켜온 부회장 타이틀을 버리고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적극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기업공개(IPO)를 발판으로 실탄을 마련하는 것을 첫 과제로 삼아 연구개발(R&D) 역량에 투자를 대폭 늘리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 (10,930원 ▼20 -0.18%)은 최근 이사회를 갖고 신임 사장에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손자인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김 신임 사장은 1985년생으로 2014년 보령제약에 이사대우로 입사해 전략기획팀, 생산관리팀, 인사팀을 거쳤다. 2017년부터 보령홀딩스 사내이사 겸 경영총괄임원을 지냈고 2019년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바이젠셀 (4,765원 0.00%) 등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규 사업에 진출해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첫 과제는 백신 개발 관계사인 보령바이오파마의 IPO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거쳐 연말 상장이 목표다. IPO에 대비해 최근 이사진을 개편하고 감사위원회를 설치했다.



동국제약 (16,280원 ▲340 +2.13%)은 올해 들어 창업주 고(故) 권동일 회장의 장남인 권기범 부회장을 회장으로 추대했다. 2010년 부회장에 임명된 후 10년만이다. 권 회장은 경영권을 물려받았어도 선대경영인과 동급인 회장으로 승진하는 것이 부담돼 부회장 직함을 고집해 왔다.

이번에 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더 적극적으로 경영활동에 나서겠단 의지로도 읽힌다. 권 회장도 올해 자회사 동국과학생명의 IPO를 추진한다. 신규 자금을 확보해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리면서 먹거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R&D 투자액은 176억원으로 이미 전년 연간 투자액 수준에 도달했다. 2023~2024년 발매를 목표로 3개 전문의약품을 개발중이다.


일동제약 (15,280원 ▲210 +1.39%)은 지난해 윤웅섭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고(故) 윤용구 일동제약 창업주의 손자이자 윤원영 일동홀딩스 회장의 장남이다.

윤 부회장은 2005년 상무로 일동제약에 입사했다. 이후 PI팀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2013년부터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16년 일동제약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단독 대표로 취임했다.

윤 부회장도 자회사 일동바이오사이언스의 IPO를 준비중이다. 2023년 상장이 목표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2016년 일동제약에서 분할한 계열사다. 건강기능식품 및 관련 소재 전문기업이다. 원천기술 특허 등 프로바이오틱스에 강점을 갖고 있다.

윤 부회장은 R&D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회사의 체질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 212억원(매출 대비 10.5%)이었던 일동제약의 R&D 비용은 지난해 786억원(14%)까지 늘었다. 지난해 R&D 비용은 1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외에 허승범 삼일제약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진제약은 공동창업주 최승주·조의환 회장의 2세인 최지현·조규석 전무를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유유제약도 유승필·유원상 2인 대표 체제에서 유원상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2, 3세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서면서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을 잣대로 경영 능력을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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