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진 엘앤에스벤처캐피탈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특히 포트폴리오 중 한 곳인 반도체 장비기업 '넥스틴'의 경우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이 초기부터 상장 때까지 함께하며 13억을 투자해 무려 313억을 회수했다. 24배의 수익을 올리면서 최우수 펀드 선정을 견인했다.
주성진 엘앤에스벤처캐피탈 대표는 이번 코리아 VC 어워즈에서 최우수 펀드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주 대표는 부산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삼성그룹 공채 30기로 입사해 14년 동안 반도체 부문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약 2년간 본사 벤처사업팀에서 근무하며 벤처캐피탈(VC) 업무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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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창업투자로 이직한 뒤 3년간 심사역·파트너로 경험을 쌓았고 2006년 10월 엘앤에스벤처캐피탈 설립에 참여했다. L&S에는 '빛(Light)과 소금(Salt)'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주 대표는 "빛은 새로운 지식으로서 창업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뜻한다. 소금은 생기를 불어 넣겠다는 의미"라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혁신 창업자들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계속 지원해 성공을 돕는 멘토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주 대표는 VC의 역할이 단순히 투자자가 아닌 '가치 창출(Value Creation)'에 있다고 정의했다. 그는 "벤처캐피탈리스트는 투자한 기업에 크레딧(공로)을 나눠줘서 그 기업이 가치를 계속 올릴 수 있도록 돕는데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냥 돈을 투자하고 관리하고 회수하는 게 아니라 투자한 후 그 기업이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 역량을 VC들은 모두 가져야 한다"며 "벤처캐피탈리스트는 이런 일들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주 대표는 후배 심사역들에게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 계획을 요구한다. 그는 "10년을 줄 테니 그 안에 해야 할 일들과 자신의 모습을 그리라고 한다. 이어 5년, 3년, 1년, 한 달 등으로 줄여서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도록 한다"고 했다.
그는 "창업투자회사는 1년 안에 성과를 내기 힘들다. 성과를 내려면 프리IPO 투자나 후기단계(Later Stage) 투자를 해야 하지만, 이 경우 창업자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기 어렵다. 그러면 넥스틴 같은 사례는 만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4배의 수익을 안겨준 넥스틴의 경우 지난해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이 운용하는 펀드에 50억원 규모로 출자한 바 있다. VC가 초기 기업을 성장시키고, 성장한 기업이 다시 VC에 출자하는 선순환 사례를 만들어냈다.
주성진 엘앤에스벤처캐피탈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설립 후 15년간 기반을 닦아온 만큼 올해는 대나무의 성장 과정처럼 '퀀텀 리프(Quantum Leap, 대도약)'를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수년이 지나 깊고 단단한 뿌리를 내린 뒤 폭발적으로 줄기를 뻗어내는 대나무처럼 성장하겠다는 의지다.
주 대표는 "작년까지는 성장 기반을 닦는 해였다. 현재 운용자산(AUM)이 5000억원을 조금 넘겼는데 중기적으로는 1조원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벤처캐피탈리스트를 잘 육성하고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일들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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