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동국제약, 8년만의 영업익 성장 '쉼표' 이유는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2.01.11 10:42
글자크기
진격의 동국제약, 8년만의 영업익 성장 '쉼표' 이유는


동국제약 (16,990원 ▼240 -1.39%)의 8년 연속 이익성장 행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따른 약국 방문 감소로 일반약(OTC) 사업부문이 부진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8년만의 '쉼표'가 설명되지 않는다. 기업 공개(IPO)를 추진중인 알짜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이 공장 효율화를 위해 생산설비를 이전하며 비용이 발생했다. 2023년 발매를 겨냥한 전문의약품 개발에 투자도 늘렸다. 쉼표를 통해 더 큰 도약이 예상된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동국제약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전년대비 28.8% 감소한 6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전망이 실적발표를 통해 현실화하면 동국제약의 영업이익은 8년만에 둔화된다. 2013년 245억원이던 영업이익은 매년 성장해 2017년 500억원을 돌파했고 2020년에는 800억원도 넘어섰다.

창립 후 53년간 다진 사업 다각화가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일반약, 전문약(ETC), 헬스케어 등 각 부문에 무리하지 않고 여러 분야를 탄탄히 바닥부터 쌓아올렸다. OTC와 ETC, 헬스케어, 생명과학 등 각 사업부문의 매출 비중이 모두 20%대로 부문별 입지가 고르다. 2020년 코로나19 창궐에도 사상최대 실적을 낼 만큼 위기에 강한 사업 포트폴리오였다. 이 같은 사업구조가 지난해만큼은 실적 추가도약을 이끌어 내지 못한 것.



이익 후퇴의 표면적 배경은 일반약 사업 부진이었다. 지난해 일반약 매출은 전년보다 10% 안팎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약국 방문이 지속적으로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전문약, 헬스케어, 해외사업 등 타 영역 매출은 모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단순히 일반약 부진 만으로 8년만의 이익 둔화현상이 나타난 것은 아닌 셈이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동국제약이 지분 56.11%를 보유한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의 생산설비 이전 관련 비용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동국생명과학은 국내 조영제 시장 점유율 1위다. 조영제는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 의료영상을 찍을 때 조직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사제다. 동국생명과학은 지난해 조영제 생산시설을 낙후된 기존의 원주공장에서 최신 설비를 갖춘 안성공장으로 이전했다. 이 때문에 이전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


올해 이전한 설비 가동이 본격화되면 이익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영제 시장을 장악한 동국생명과학은 올해 이 같은 재도약과 함께 IPO도 노린다.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상태다. IPO 통한 신규 자금 확보를 기반으로 성장성 높은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겨냥한다는 계획이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도 8년만의 이익 둔화 배경으로 보인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R&D 투자만 176억원으로 이미 전년 연간 투자 수준에 도달했다. 늘어난 R&D 자금은 '리포좀화암포테리신B주사(DKF-5122)'와 '시노비안주사 제네릭(DKM412)', '소염진통 복합제(DKF-340)' 등 전문의약품 개발에 투입됐다. 2023~2024년 발매를 목표로 한 전문의약품들이다. 세계 첫 항진균 주사제 제네릭(복제약)부터 위궤양 치료 개량 신약에 이르기까지 제품군이 다양하다.



동국제약 실적 전망 관련, 정홍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영업이익이 크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동국생명과학 효과를 고려하면 동국제약의 연결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보다 2분기가 더 나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에프엔가이드는 올해 동국제약의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를 841억원으로 제시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