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성한 식욕의 갈치…비늘 대신 은백색 가루로 온몸을 감쌌다

갈치의 길이를 잴 때는 '항문장'이라는 기준을 쓴다. 주둥이 끝부터 항문까지의 길이다. 부화 후 1년이면 암컷이 항문장 15 ㎝, 수컷이 18㎝까지 자라다가 2년에는 암·수컷 23㎝로 비슷해진다. 3년차부터는 암컷이 29㎝, 수컷이 26㎝로 암컷이 더 커지며 5년차에는 암컷 36㎝ 수컷 30㎝까지 자란다. 항문장 25㎝ 가량까지 자랄 땐 젓새우와 곤쟁이 등을 먹다가 이후부터 멸치 등 어류를 먹는다. 때로는 먹을 게 없으면 동족이나 자신의 꼬리를 먹기도 한다. 이 때문에 우리 속담에 서로 서로 남탓을 하면 "갈치가 갈치 꼬리를 문다"는 말이 생겼다.

등지느러미의 기저는 매우 길며 뒷지느러미의 연한 가시는 퇴화돼 매우 짧고, 대부분 피부 아래에 묻혀 있어서 손으로 만지면 깔깔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옆줄은 1줄로, 가슴지느러미 윗쪽에서 비스듬히 내려와 그 이후부터는 몸 중앙부보다 아래쪽에 치우쳐 꼬리쪽에 도달한다.
칼처럼 생긴 모습 때문에 '갈치'가 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자산어보에서는 갈치의 속명을 '도어(刀魚)'나 칡덩쿨을 뜻하는 '갈치어(葛峙魚)'라고 부른다. 역시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다치우오(太刀魚), 중국에서는 다오위(刀魚)라고 부른다.
눈알이 노란 색이면 '수입산'일 확률 높아

꼬리지느러미가 없고 몸의 끝부분이 뾰족하고 길게 돌출된 경우 아가미뚜껑 아래 가장자리가 오목하고 측선이 가슴지느러미 부근에서 비스듬하게 휘어져 내려오며 뒷지느러미의 연조 수가 110개 이하이면 갈치다. 아가미뚜껑 아래 가장자리가 둥글고, 측선이 가슴지느러미 부근에서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뒤쪽으로 이어지고, 뒷지느러미의 연조 수가 130개 이상이면 분장어다.
최근 국내로 유입되는 세네갈, 파키스탄산 수입갈치와의 가장 큰 차이는 눈동자다. 눈이 검은자 주변이 흰색을 띄면 국내산 갈치, 노란빛을 띄면 외국산 갈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일본산의 경우 눈 흰자가 국내산과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어시장에서 파는 은갈치와 먹갈치는 같은 종이다. 낚시로 잡아 몸통의 은빛이 상하지 않은 걸 은갈치, 그물로 잡아 은빛이 많이 벗겨진 경우 먹갈치라고 부른다.
40년 새 절반도 안되게 줄어든 갈치 어획량

옛 속담 중 "싼 게 비지떡"과 같은 뜻으로 "값싼 것이 갈치자반"이라는 말이 있었나 이제는 이런 속담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이에 해양수산부는 7월 한달을 갈치 금어기로 지정하고 포획금지체장을 연중 항문장 18㎝로 설정했다. 그 덕분에 2020년 어획량이 6만5719톤으로 소폭 늘었다.
갈치조림부터 젓갈까지 다양한 변신

권대현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관은 "갈치는 과거 어획량이 높아 훨씬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생선이었으나 최근 해양환경 변동, 어획 강도 강화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어획량이 감소했다"며 "어린 물고기를 보호하고 큰 물고기만 이용하는 선택은 곧 풍부한 갈치 어획량과 연계되고 저렴한 가격으로 이어지기에 우리 국민들의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맛있는 갈치, 설날엔 더 싸다

대한민국 수산대전에는 전통시장부터 오프라인 마트, 온라인 쇼핑몰, 생활협동조합, 수산유통 스타트업 등 수산물 주요 판매처가 대부분 참여한다.
△대형마트 8개사(이마트·홈플러스·농협하나로유통·롯데마트·GS리테일·메가마트·서원유통·수협마트) △온라인 쇼핑몰 15개사(11번가· 컬리·쿠팡·한국우편사업진흥원·이베이코리아·수협쇼핑·위메프·오아시스·SSG.com·CJ ENM·더파이러츠·GS홈쇼핑·롯데온·인터파크·꽃피는아침마을) △생협 4개사(한살림·아이쿱·두레·행복중심 생협) △수산 창업기업 4개사(얌테이블·삼삼해물·풍어영어조합법인·바다드림)에서 사시사철 할인 쿠폰을 뿌린다.
행사기간에 맞춰 생선을 주문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20% 할인에 참여업체 자체 할인을 더해 반값에도 구입할 수 있다. 제로페이앱을 쓰면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수산물 상품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번 설을 맞이해서는 이달 1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갈치 등 대중성 어종 6종은 20% 할인행사를 추진한다. 온오프라인 업체 30여개와 연계해 명절 전 소비가 집중되는 2주간 행사를 추진하며, 1인당 한도도 기존 1만원에서 2만원으로 확대한다.
금지체장을 넘겨 잡힌 맛있는 우리 갈치와 함께 이번 설날 밥상을 꾸며보면 어떨까.
감수: 권대현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