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0까지 밀린 코스피…카카오는 10만원 깨졌다

머니투데이 임현정 기자 2022.01.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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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0.95%(28.17포인트) 내린 2,926.72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은 전일 보다 1.49%(14.78포인트) 내린 980.38으로 마감했다. /뉴스1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0.95%(28.17포인트) 내린 2,926.72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은 전일 보다 1.49%(14.78포인트) 내린 980.38으로 마감했다. /뉴스1


코스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2920선까지 밀렸다. 코스닥도 하락 마감했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17포인트(0.95%) 내린 2926.72에 장을 마쳤다.

개인이 5732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이 881억원, 기관이 5000억원을 순매도 했다. 기관은 배당락일이었던 지난달 29일부터 8거래일째 매도중이다.



보험이 3% 가량 올랐으며 통신, 금융, 건설 등이 강보합세를 보였다. 반면 섬유의복, 화학의료정밀, 전기전자, 유통업 등은 1~2% 가량 약세였다.

종목별로는 화장품주가 크게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화장품 수요 급감에 중국 소비 부진으로 어닝쇼크가 예상돼서다. 증권가도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는 소식에 LG생활건강 (386,500원 ▼5,500 -1.40%), 아모레퍼시픽 (121,200원 ▼1,100 -0.90%)이 각각 13%, 5% 가량 떨어졌다.

카카오 (54,400원 ▼400 -0.73%)는 3% 가량 떨어져 9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10만원 아래로 내려온 건 지난해 4월 액면분할 이후 처음이다. 카카오뱅크 (28,100원 ▼100 -0.35%), 카카오페이 (38,900원 ▼600 -1.52%)도 각각 7%, 3% 동반 하락했다.


규제 리스크에 4분기 실적 우려감, 카카오 신임 대표로 선임됐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카카오의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됐던 류 대표는 이날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셀트리온 (183,800원 ▼400 -0.22%)은 자사주 매입 결정에 2% 강세였다. 이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이 매입할 자사주는 총 54만7946주로, 예상 취득 금액은 약 1000억원 규모다.

코스닥은 14.78포인트(1.49%) 내린 980.38에 마감했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개인만 사들이는 장세였다. 개인은 3371억원을 샀고 외국인은 1193억원을, 기관은 2136억원을 순매도 했다.

업종별로는 유통만 소폭 오르고 나머지는 모두 약세였다. 반도체, IT부품, 화학 등이 2% 대 낙폭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가 2%, 에이치엘비 (109,700원 ▲100 +0.09%)가 1% 가량 올랐다. 에코프로비엠 (277,500원 ▼10,000 -3.48%), 엘앤에프 (176,200원 ▼4,700 -2.60%), 천보 (87,800원 ▼300 -0.34%) 등 2차전지 관련주는 3~5% 가량 하락했다.

이날 시장은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며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2월 고용보고서에서 실업률은 떨어지고 임금은 오르면서 긴축 전환에 더 힘이 실릴 거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따르면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9만9000명 증가로 시장 예상치(42만2000명) 절반에도 못미쳤지만 실업률은 3.9%로 시장 예상(4.1%)보다 낮았다. 시간당 평균 임금도 1년전보다 4.7%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업률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하락한 것을 비롯해 고용 자체가 꾸준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기준금리 인상, 양적 긴축과 같은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에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금리 인상 기조 지속에 부담이 확대됐다"며 "외국인이 현선물 매도세를 확대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해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주도 국내 증시는 미국의 흐름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먼저 오는 11일(현지시간)엔 제롬 파월 연준의장 재지명 인준 청문회가 예고돼 있다. 매파적 성향이 짙어진 연준의 통화정책을 파월의 입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튿날엔 미국 지난해 12월 물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 양적 긴축 속도도 빨라질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12월 CPI가 1년 전보다 7.1% 급등해 지난해 11월 기록(6.8%)을 웃돌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3일에 발표된다. 지난해 11월 PPI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공급망 병목 현상 때문에 전년 동월 대비 9.6%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의 실적 체력도 회복되고 있는 만큼 약세장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1년 4분기 및 2022년 1분기 실적 시즌이 연준의 급격한 긴축정책이라는 외풍으로부터 버틸 만한 실적 체력을 회복시킬 변곡점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최근 미국 내 공급난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이 기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의 빠른 긴축은 공급난발 인플레이션 대응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 전제가 바뀐다면 이들의 정책도 바뀔 것"이라며 "실적 성장이 뒷받침되는 성장스타일 업종(자동차, IT 등)을 주가 조정 시 분할 매수로 비중 확대하는 전략이 중기적으로 알파 창출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양적 긴축 우려가 주식시장에 선반영됐다는 관측도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2017년 3월 FOMC부터 2017년 10월 대차대조표 축소 시작까지 기간 동안 단기 변동성 확대를 짧게 겪었으나 방향성 자체는 우상향이었다"면서 "양적 긴축은 신흥국 주식시장에 달갑지 않은 재료이지만 선반영을 상당 부분 진행했다는 점에서 신흥국 추가 낙폭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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