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조기 긴축' 예고에…나스닥, 11개월만 최악의 한주 [뉴욕마감]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1.0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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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대 지수, 새해 첫 주 일제히 하락 마감…
나스닥, 4.5%↓·S&P, 1.9%↓·다우, 0.29%↓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AFP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AFP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통화긴축 가능성에 새해 첫 주를 하락으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인 다우존스산업30평균(이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1포인트(0.1%) 하락한 3만6231.66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9.02포인트(0.41%) 빠진 4677.0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4.96포인트(0.96%) 떨어진 1만4935.90으로 새해 첫 주를 마무리했다.



나스닥지수는 특히 새해 첫 5거래일 동안 4.5%가 미끄러지며,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 만에 주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고 CNBC는 전했다. S&P500지수도 주간 기준 1.9%가량이 추락했고, 다우 지수는 0.29% 하락했다.

뉴욕증시는 지난 5일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줄곧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2월 FOMC 의사록 공개로 연준이 시장에 유동성(돈) 공급을 중단하는 데 이어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유동성을 흡수하는 조기 양적긴축(QT)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2월 FOMC 의사록 공개로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연내 심지어 올여름 전에 시작될 거란 전망이 시장에 퍼지면서 지난해 1.51% 수준이었던 미국 국채 수익률(금리)은 이날 한때 1.8%까지 치솟았다.

국채 금리 상승은 먼 미래에 이익을 낼 것으로 여겨지는 기술주에 치명적이다. 뉴욕증시의 기술주인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는 이날 3.9% 추락하며 나스닥지수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고, 반도체 종목인 엔비디아와 AMD도 모두 3%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2.2%, 트윌리오는 3.5% 빠졌다.

ZEGA 파이낸셜의 제이 페스트리첼리 공동설립자는 "현재 주식시장은 매우 강력했던 2021년을 보낸 뒤 전환기를 보내고 있다"며 "지수 대비 개별종목의 변동성이 커졌고, (국채) 금리인상으로 지난해 고공 행진했던 기술주가 부진하는 등 시장 주도권이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도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비농업 일자리 수가 전월 대비 19만9000개 증가했다. 이는 다우존스 전망치 42만2000명 증가를 크게 밑도는 동시에 전월치(24만9000명 증가)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3.9%로 전망치인 4.1%보다 낮고, 지난 2020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간당 평균 수입도 전월 대비 0.6% 올라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CNBC는 "비농업 일자리 수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라면서도 실업률, 시간당 평균 수입 수치 등을 언급하며 이 고용보고서가 경제상황 개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상승 등을 나타내는 몇 가지 사항을 담고 있어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다이앤스웡크의 그랜트 손튼 수석 경제분석가는 "오늘 데이터는 2020년 2월 이후 일자리 부족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이 회복됐다는 연준의 결론을 확인시켜 준다"며 연준의 조기 긴축 가능성이 힘을 실었다.

한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배럴당 0.56달러(0.7%) 하락한 78.90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새해 첫 하락을 기록했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4.91% 상승했다. 석유 수출국 중 하나인 카자흐스탄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면서 원유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이 국제유가를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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