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80대 치매 할머니, 보호센터 직원 셋의 잔혹한 폭행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2.01.07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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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노인이 노인주간보호센터 원장과 직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노인이 노인주간보호센터 원장과 직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경북 김천에 있는 한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자신의 할머니가 시설 원장과 요양보호사 등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할머니가 주간보호센터에서 집단폭행을 당했습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의 손주라고 밝힌 글쓴이는 "80대에 치매 4급, 체중 42㎏ 정도로 힘없고 왜소한 할머니를 센터 원장과 요양보호사 등 총 3명이 방안에 가둬놓고 집단으로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글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했다. 이날 오후 시설 원장으로부터 할머니가 난동을 부리고 있다고 가족에게 연락이 온 것이다.



가족이 시설을 방문했을 때 할머니는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옮겨진 상태였다고 한다. 당시 시설 직원이 할머니한테 뺨을 맞았다고 해 가족 측은 할머니의 난폭한 행동 탓에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후 집에 돌아왔는데 할머니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알게 됐다. 글쓴이는 "집에 돌아와 할머니 외투를 벗기는데 가슴 쪽에 손이 닿자마자 아프다고 소스라치게 놀랐다"며 "자세히 보니 할머니 얼굴과 팔에는 멍이 가득했다"고 했다.

바로 병원으로 갔고 CT(컴퓨터단층촬영)와 엑스레이 검사 후 우측 갈비뼈 3개가 골절되는 등 6주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 입원을 제안했지만 여건이 어려워 경찰 신고만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글쓴이는 "다음날 할머니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 결국 입원했다"며 "이날 오후 병원으로 경찰이 찾아왔고 CC(폐쇄회로)TV 영상에서 폭행 혐의를 발견했으니 조서를 쓰자고 했다"고 한다.

가족은 경찰서에 도착했고 조서 작성 후 CCTV를 확인했다. 거기에는 시설 직원 설명과는 다른 모습이 담겨 있었다.



글쓴이는 "영상 속 할머니는 원장을 포함한 직원 3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며 "여러 차례 할머니 머리채를 잡고 끌고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할머니를 깔고 앉아 제압한 상태에서 할머니를 발로 차고 지속해서 손찌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스크로 할머니 눈을 가리고 원장은 담요로 얼굴을 덮어버린 채 한참 동안 무릎으로 머리를 누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입원 중인 할머니는 자다가도 깜짝깜짝 놀라고 가족 또한 끔찍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빈번하게 일어나는 노인학대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이번 사건의 가해자 또한 엄벌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며 "더는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향한 가혹 행위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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