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막오른 'CES 2022'···올해 화두는 'C·E·S', 붐빈 韓기업 전시관

머니투데이 라스베이거스(미국)=김성은 기자 2022.01.0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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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2]

SK 그룹 전시관/사진=김성은 기자SK 그룹 전시관/사진=김성은 기자


사막 도시(라스베이거스)에 숲과 바다가 등장했다. 2년 만에 직접 전시 형태로 5일(현지시간) 공식 막을 올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2' 현장은 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아닌 'Connected' 'Environmental' 'Sustainability'로 요약됐다. 글로벌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술을 연결시켜 지속가능한 혁신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사막 한 가운데 숲과 바다가···'책임있는 혁신' 외친 韓기업들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센트롤홀에서 유독 눈에 띈 것은 숲이다. SK가 탄소감축을 위해 '여정'과 '동행'을 주제로 마련한 전시관, 일명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이다. 숲은 장식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전시의 주제였다.



SK 전시관/사진=김성은 기자SK 전시관/사진=김성은 기자
SK온의 NCM9 배터리, SKIET의 분리막, SK(주)가 투자한 할리오사의 스마트글라스, SK E&S의 CCUS(이산화탄소 저장포집활용) 기술, SK텔레콤의 AI반도체 사피온 등은 최대한 조화롭게 놓여 있었을 뿐이다. 전시관 안쪽 '생명의 나무' 공간은 디스플레이에 음향까지 더해져 힐링의 공간이 됐다. 카메라를 든 이들이 감탄을 연발했다. 2030년까지 2억톤 탄소를 줄인다는 SK그룹의 약속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현대중공업은 바다였다. 전시장 전면에 넘실대는 파도를 형상화한데다 바로 앞에는 자율운행 보트까지 설치됐다. 관람 내내 파도소리가 은은하게 퍼졌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새로운 반세기를 이끌 3대 핵심사업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액화수소 운반 및 추진시스템, 지능형 로보틱스 기술 등이 결국 바다를 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중공업 전시장/사진=김성은 기자 현대중공업 전시장/사진=김성은 기자
이밖에 LG전자는 직접 전시품 대신 AR, VR 방식으로 온라인 전시하고 부스는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나무찌꺼기를 압착해 만든 OSB(Oriented Strand Board) 합판, 페인트나 니스 등을 칠하지 않은 미송 합판을 활용했다.

두산은 수소연료전지, 드론, 해상풍력터빈, 완전 전동화된 트랙터 등을 앞세워 친환경적이고 편리하며 즐거움이 가득한, 첨단 미래기술을 소개했다.


두산 그룹 전시관/사진=김성은 기자 두산 그룹 전시관/사진=김성은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도 전일 키노트 연설에서 기술혁신이 가야할 방향으로 '지속가능할 일상'을 제시, 친환경 포장 노력 확대, 스마트싱스를 통한 전기 사용량 모니터링, 전자 폐기물 수거활동 등 성과를 공유했다.

소니 "전기차" 파나소닉 "배터리 재활용" 보쉬 "연결·AI 기반 지속가능" 등 지구문제 해결 의지 '강조'
CES 입장 관람객들/사진=뉴스1CES 입장 관람객들/사진=뉴스1
CES를 주최한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지속가능한 기술을 꼽으며 "지속가능한 기술은 앞으로 성장해 나갈 분야"라며 "푸드테크,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등에 관한 기술들이 이 부분에 기여한다"고 짚었었다.

실제 CES 참가 글로벌 기업 중에서도 이번 전시에서 친환경성을 강조한 곳이 적지 않았다.

유키 구스미 파나소닉 최고경영자(CEO)는 "2030년까지 소니 모든 사업장에서 탄소중립을 이루기로 약속했다"며 "B2B 뿐 아니라 B2C 고객들과도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이런 파나소닉의 노력을 '파나소닉 그린 임팩트'라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파나소닉은 북미 배터리 소재 재활용 기업 레드우두 머티리얼스와 협업중이며 이 회사의 재활용 기술을 활용한 동박을 공급받아 올 연말 중 셀 생산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독일 대표 기업 보쉬 역시 인류의 삶에 기여하는 하이테크에 방점을 찍었다. 연결성, 인공지능, 지속가능성에 주안점을 두고 기술 발전을 진행시킨다는 계획이다. 보쉬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개인 맞춤형으로 활용할 수 있는 E-바이크, 나무에 걸어 두어 산불 조기 발견을 도와주는 '드리아드' 센서를 강조했다.

보쉬의 '드리아드'/사진=김성은 기자보쉬의 '드리아드'/사진=김성은 기자
소니는 아예 전기차를 들고 나와 관중을 깜짝 놀래켰다. 모빌리티 전시관 웨스트홀을 가득채운 전기차 업체들의 목적도 하나다. 탄소감축에 기여하는 것이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네덜란드 소재 '란마린 테크놀로지'는 '웨이스트샤크'를 소개, 강과 바다 폐플라스틱 등 쓰레기를 수거해내는 수상 드론을 선보여 혁신상을 받았다.

캐나다 기업 데이몬의 100% 전동식 슈퍼바이크/사진=김성은 기자캐나다 기업 데이몬의 100% 전동식 슈퍼바이크/사진=김성은 기자
캐나다에 있는 슈퍼바이크 기업 '데이몬'(Damon)은 최신 제품 '하이퍼 파이터'를 공개했다. 100% 전동화이면서도 보디와 프레임이 하나로 된 '모노코크 구조'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연결성도 가미했다. 레이더, 카메라 센서 등을 부착해 주변 물체에 대해 경고 시스템을 갖췄다.

한편 2년 만에 막이 오른 CES 2022를 두고 아쉽다는 평가들도 나온다. 직전 오프라인 개최 행사였던 CES 2020 대비 참가 기업 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탓에 그 빈자리를 감추기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통상 CES 개막 첫 날, 메인 전시장이라 할 수 있는 LVCC가 하루 종일 발디딜 틈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것과 달리 올 해는 개막 직후에만 붐빈 뒤 오후로 갈수록 비교적 여유롭게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었다. 한국 기업 전시관에만 그마나 꾸준히 발길들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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