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머니투데이가 공시를 바탕으로 지난해 10~12월 국민연금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보유지분 변동을 살펴본 결과 총 13곳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 5일 기준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78조원을 운용하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다. 보유지분 변화가 일반 투자자에게 중요한 투자 참고지표가 될 수 있다.
올릭스는 약물전달체 기술 '갈낙'(GalNAc) 기반의 비대칭 RNA(asiRNA) 플랫폼을 보유해 주목받는 기업이다. 갈낙 기술은 siRNA 등 핵산 치료제를 간세포로 전달해 약의 효능을 높일 수 있다. 앨라일람을 비롯해 RNAi(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 생성을 원천 차단하는 방식) 신약 개발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주력하는 기술로 알려졌다. 올릭스는 약 2년 전 미국 AM케미컬로부터 갈낙 기술 특허에 대한 독점 권리를 도입, 자사 기술로 발전시켰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한소기업과 해당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 2종을 발굴한 후 제공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총 5300억원 규모다. 올릭스는 오는 10일(현지시간) 개최되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바이오 파트너링에 참여해 추가 기술이전 기회를 찾을 예정이다.
마크로젠은 유전자 분석사업에 특화한 국내 1세대 바이오벤처다. 1997년 설립 후 이 분야 역량을 착실히 쌓아왔다. 지난해에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더바이옴' 브랜드를 론칭해 개인맞춤형 헬스케어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7개사 지분 축소 반면 국민연금이 이 기간 지분을 줄인 제약·바이오 회사는 7곳이다. 지씨셀 (37,600원 ▲200 +0.53%) 지분율이 7.12%에서 5%로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이어 녹십자 (111,900원 ▲800 +0.72%) 9.08%에서 7.41%, 일양약품 (13,710원 ▲30 +0.22%) 5.05%에서 4%, 부광약품 (6,150원 0.00%) 7.06%에서 6.03%, 종근당홀딩스 (61,500원 ▲1,100 +1.82%) 9.48%에서 8.46%, 동아에스티 (67,500원 ▼1,500 -2.17%) 10.26%에서 9.25%, 한독 (13,380원 ▼40 -0.30%) 7.67%에서 6.67% 순으로 지분율이 하락했다. 지분을 줄인 회사는 모두 전통 제약사이거나 그 계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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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씨셀은 지난해 11월 녹십자랩셀에 녹십자셀이 흡수합병돼 출범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씨셀 출범이 결정된 지난해 3분기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 중 녹십자랩셀 지분을 가장 많이 늘렸다. 당시 지분율운 2.1%포인트 상승했다. 다시 3개월 전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지씨셀은 녹십자랩셀의 NK세포치료제 개발 역량, 녹십자셀의 국내 최대 세포치료제 제조시설 등을 앞세워 연평균 49.1% 성장하는 글로벌 세포치료제 시장 공략을 예고했다. 올초에는 인도 제약사 지바라에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 기술수출도 했다. 인도는 신규 암환자 수가 130만명 이상으로 한국의 6배다. 지씨셀은 중국, 중동지역 파트너들과 긴밀히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일양약품과 부광약품은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개발을 포기한 회사다. 일양약품은 2020년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에 나섰다. 그러나 작년 3월 유의미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포기를 선언했다. 10만원선까지 올랐던 일양약품 주가는 현재 2만원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국민연금도 지난해 2분기부터 꾸준히 보유지분을 줄였다. 지분율은 지난해 2분기 1.01%포인트, 3분기 1.04%포인트 하락했다. 부광약품은 B형 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가 지난해 9월 말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추가 임상 2상에서 주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