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스템임플란트 "1880억 횡령액 중 1500억 회수가능"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2.01.0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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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최회장·엄대표 최근 거래소 방문해 해명,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및 회수금액이 상폐 관건 될 듯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회삿돈 1880억원 횡령'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씨가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5일 오후 8시부터 피의자 주거지가 있는 경기도 파주시 소재 4층짜리 다세대 주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오스템 직원 이모씨(45)를 발견해 이날 오후 9시10분쯤 체포했다. 2022.1.6/뉴스1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회삿돈 1880억원 횡령'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씨가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5일 오후 8시부터 피의자 주거지가 있는 경기도 파주시 소재 4층짜리 다세대 주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오스템 직원 이모씨(45)를 발견해 이날 오후 9시10분쯤 체포했다. 2022.1.6/뉴스1


역대급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 (1,900,000원 0.00%)가 총 횡령액 1880억원 중 1500억원 가량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자금 회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체 횡령액 중 80% 가량이자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2048억원)의 73%에 달하는 규모다.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는 자체가 시가총액 2조원대 대형 상장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미흡했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기는 하지만 횡령금액이 사후적으로나마 얼마나 보전될 수 있는지가 향후 상장적격성 심사, 즉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하는 과정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의 최규옥 회장과 엄태관 대표는 지난 3일 횡령사실이 공시를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진 후 한국거래소를 찾아와 이번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거래소 측에 "전체 횡령금액 중 1500억원 정도를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또 "이번 사태로 굉장히 비싼 수업료를 치렀지만 (향후) 회사의 운영에 자신이 있다"는 등 자신감을 표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등은 이씨가 거래한 은행 및 증권사에서 회수 가능 금액을 파악했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1880억원 중 15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380억원 가량은 개인 유용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추정치"라며 "추후 더 회수가 가능할 여지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오스템임플란트는 이 회사의 자금부장이었던 이모씨가 잔액증명서 위조 등 방법으로 1880억원을 횡령해 서울강서경찰서에 이씨를 특경가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고 공시했다. 이씨의 횡령은 최소 지난해 10월 동진쎄미켐 투자를 단행했을 때를 전후해서 횡령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이 자금을 동진쎄미켐 투자 뿐 아니라 수백 킬로그램 규모의 금괴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일(5일) 밤 이씨는 경기도 파주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돼 강서경찰서로 압송됐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오스템임플란트는 자산총계 1조2370억원에 부채총계 9780억원, 자본총계 2590억원 규모의 기업이다.

이번 횡령사건 공시로 거래가 정지되기 전 기준 시가총액은 2조원을 웃돈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 누적치 기준으로 매출은 5862억원, 영업이익은 952억원, 순이익은 741억원에 달하는 우량회사였다. 3분기까지 누적치 기준 영업활동에서 유입된 현금규모만 1440억원에 달하는 회사다. 소액주주의 수는 1만9900명에 이르는 데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55.6%) 가치만 해도 1조1300억원을 웃돈다.

이같은 규모의 회사임에도 역대급 횡령이 발생하면서 시장에 충격이 컸다. 거래소는 일단 오스템임플란트 거래를 중단조치한 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결정한다. 심사대상 여부를 결정하는 1차 기한은 최초 공시일 이후 15거래일 이후인 이달 24일이다. 만약 이 기한 내에 상장적격성 심사대상인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할 경우 내달 17일까지 추가로 15거래일이 연장될 수 있다.

상장적격성 심사대에 오를지 여부는 향후 오스템임플란트가 얼마나 사후적으로나마 내부통제 시스템을 촘촘히 갖출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횡령으로 인한 피해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보전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향후 거래소 차원의 결정이 내려지기 전 오스템임플란트 측에서 상당 금액의 회수에 성공한다면 기업심의위원회 등 추후 거래소 논의가 진행될 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는 전일 이씨의 체포를 전후해 엄 대표 주재로 긴급 상황대책반을 꾸려 추후 행보를 진행 중이다. 다만 이씨의 신병을 확보한 수사당국과 오스템임플란트 사이에 소통이 매우 제한적인 상태로 알려졌다. 회사 측 주장대로 이씨의 단독 범행으로 1880억원이라는 역대급 횡령이 가능했을리 없다는 의혹이 지속 제기되면서 수사범위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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