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헤어'나오지 못하는 증시, 탈모株는 빛났다

머니투데이 임현정 기자 2022.01.06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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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재명이네 소극장'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재명이네 소극장' 캡처


증시는 박스권에서 헤매고 있지만 탈모주는 빛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다.

탈모 대장주로 꼽히는 TS트릴리온 (356원 ▼13 -3.52%)은 5일 전 거래일보다 234원(29.58%) 오른 1025원에 거래를 마쳤다. TS트릴리온은 탈모 방지 샴푸를 판매하고 있다. 2020년 12월 30일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JW신약 (1,799원 ▲18 +1.01%) (21.50%), 바이오니아 (30,050원 ▼50 -0.17%) (5.55%) 등도 이날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JW신약은 모나드(피나스테리드), 네오다트(두타스테리드), 탈모 치료 외용제 로게인폼(미녹시딜) 등 탈모 발생 원인에 따라 처방 가능한 8가지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siRNA 기술을 기반으로 한 탈모증상 완화 화장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달 20일 식약처 심사결과 "siRNA를 주성분으로하는 신청품목이 화장품법에 따른 물질이 아니"라는 사유로 반려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으나 이의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모주 급등의 발단은 지난 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후보는 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선대위'의 '리스너 프로젝트' 과정에서 수렴된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건의에 대해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으로 연결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 탈모인들은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특히 상대적으로 약값 부담이 큰 청년들을 중심으로 환영의 목소리가 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탈모로 진료받은 환자는 23만4780명이다. 이중 2030의 비율은 44%에 달한다.

이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탈모 갤러리에는 '이재명 심는다'는 글이 여럿 게재되기도 했다. 탈모인에게 금기어나 다름없는 '뽑는다'라는 표현 대신 '심는다'라는 말을 쓰며 공약 지지 뜻을 밝힌 것이다.


내친김에 "오늘 현대약품 마이녹실의 주주가 되었다"며 탈모주 매수를 인증하는 사람도 있었다. 마이녹실은 현대약품이 내놓은 탈모 치료제로 미녹시딜 성분을 바탕으로 한다. 미녹시딜은 본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부작용으로 발모 현상이 발견돼 탈모치료제로 재탄생했다. 현대약품은 이날 7.11% 상승했다.

이에 이 후보는 5일 탈모약을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공약을 정식으로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가 책임지는게 맞다고 본다"면서도 "재정부담이 있어 경계선을 어디로 정할지 지금 정책본부에서 자세히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 후보 공약 테마주의 급등은 처음이 아니다. 일성건설 (1,378원 ▲36 +2.68%)은 이 후보가 장기공공주택 정책을 내세우면서 지난해 무려 450% 급등했다. 코스피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다만 테마주는 변동성이 심한 만큼 투자에 유의가 필요하다. 소싯적 '왕개미 투자자'로 알려진 이 후보 역시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듯한 발언을 했다. 지난 달 25일 경제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한 이 후보는 자신의 테마주를 "절대 사지 마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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